살면서 눈앞의 이익 때문에 다가올 큰 이익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공공정보화 발주 기관과 사업자가 그런 모양새다. 다가올 큰 이익을 알면서도 당장의 이익 때문에 이를 외면하는 꼴이다.
발주 기관은 정보화 프로젝트 성공보다 당장 예산 절감만 생각한다. 예산 절감에만 매달리면 향후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담당자는 알고 있다. 실제 그런 사례가 수도 없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수년째 정보화 담당자는 예산 절감이 최대의 핵심 가치다.
사업자는 수주만이 목적이다. 저가 수주를 하면 수익은커녕 적자를 본다는 것을 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가 수주는 수년째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저가 발주 해법으로 제시된 민자 사업까지 수수료 수익 인하 경쟁으로 변질된다.
왜 발주 기관과 사업자는 소탐대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멈출 수 없는 것일까.
해당 사업에 열정이 없기 때문이다. 발주 담당자는 2년마다 보직이 바뀐다. 사업 성공보다 당장의 예산 절감이 중요하다. 적정 예산 확보를 위해 애쓸 필요도 없다. 사업자는 당장 정해진 매출을 맞추는 게 급선무다. 사업 성공으로 질 높은 대국민 서비스, 공공 행정 업무의 효율 처리는 사실상 관심 밖이다.
공공 정보기술(IT) 시장은 점점 큰 이익을 잃어 간다. 사업 예산은 계속해서 축소된다. 덩달아 수주 금액은 더 줄어든다. 프로젝트 품질은 떨어지고 피해는 곳곳에서 발생한다. 공공기관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없는 예산을 쪼개 유사 사업을 진행한다. 저가 발주가 양산된다. 사업자는 저가 수주로 또다시 힘겹게 사업을 진행한다. 악순환의 전형이다.
어렵더라도 눈앞의 이익은 버려야 한다. `소탐대실`할 필요가 없다. 공공기관의 발주 담당자 모두가, 업계 모두가 훗날의 큰 이익을 `탐`해야 한다. 이는 곧 공공기관의 경쟁력 향상과 기업 이익 확대로 이어진다. 이대로라면 지금 눈앞의 작은 이익마저도 곧 사라진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