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CJ 헬로비전과 SK텔레콤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케이블TV는 공항 상태에 빠졌고, 돌파구가 없는 절대 위기감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케이블TV사업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서 다양한 생존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위기의 케이블TV사업자에게 두 가지 기술 개선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 번째 케이블TV 서비스의 전국 통합이다. 현재는 케이블TV 서비스가 케이블TV사업자마다 서로 다르다. 사용자가 하나의 케이블TV사업자 지역에서 다른 케이블TV사업자 지역으로 이사 갈 때는 채널 번호도 달라지고 눌러야 할 단추와 절차가 달라져서 사용자 입장에서 혼란을 일으킬 때가 많다. 더욱이 이 경우 다른 경쟁 사업자로 이동할 가능성마저 있다.
통합하는 방안은 클라우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케이블TV 서비스 통합 및 다양한 디바이스 수용, 전국 규모의 공동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는 단계별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1단계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동일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고, 2단계는 통합 디지털미디어센터(DMC)를 구축하고, 마지막 3단계는 전체 서비스 통합을 구현하는 것이다. 전국 서비스가 통합될 경우 공동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공동 구축, 유지·보수, 운영비 절감과 신규 셋톱박스 공동 구매로 단말기 비용을 대폭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케이블TV 방식의 기술 혁신이다. 특히 All IP 기반으로 전환과 고효율 전송 방식 등을 아우른 차세대 케이블TV 방송 표준 도입이 필요하다. 현재 디지털케이블TV 방식은 1998년에 HDTV 방식 전환기에 도입된 미국의 오픈케이블 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미 20년이 다 돼 가는 구식이다. 한국, 미국, 캐나다, 멕시코 지상파 방송사업자는 IP 기반의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지상파 방송 방식 ATSC-3.0 표준화를 도입하고 있다. 일본 또한 UHD TV 기반의 케이블TV 방식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려는 조짐마저 보인다. 현재보다 약 2배의 고효율 전송 방식을 이용한 HiNoC(High performance Network over Coax)를 도입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초기의 디지털 케이블 방식인 DVB-C에서 개선된 DVB-C2 표준 방식을 2008년에 제정, 선포한 바 있다.
주요 혁신 내용으로는 전송 체계의 고효율화다. 새로운 고효율 변조 기술 및 채널 코딩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또 All IP 방식 도입, 고효율 영상 압축 방식 도입, HDR (High Dynamic Range)과 입체음향 방식을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IP 체계로 된 다양한 서비스는 각종 IP 장치가 모두 수신할 수 있어 손쉬운 N스크린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또 셋톱박스 하드웨어(HW)와 완전히 독립된 제한수신 체계를 갖출 경우 셋톱박스가 더욱 다양해지고 일반인이 쉽게 전자 시장에서 구입해 설치할 수 있어 시장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차세대 케이블TV 방송 시스템 도입은 UHD 방송의 조기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며, 기존 케이블 전송망의 전송 용량은 8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형태의 T-커머스 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사업자가 기술 혁신과 사업자의 본질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오히려 극복할 수 있다면 꼭 필요한 성장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혁신은 시청자에게 새롭고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이다.
박승권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sp2996@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