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웹툰 업체 5곳 중 1곳은 사실상 `휴업`…시장 확대 노력 필요

웹툰 이미지<전자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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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웹툰 업체 5곳 가운데 1곳은 사실상 휴업 상태로 나타났다. 시장 포화, 역량을 갖춘 작가 부족 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진출 촉진, 판권 시장 확대, 교육과 환경 조성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각도의 조치가 요구된다.

30일 웹툰산업협회와 우리만화연대가 주관한 `웹툰기획편집자 과정 플랫폼 조사`에 따르면 국내 웹툰 플랫폼 40곳 가운데 8곳은 사실상 서비스가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연재작 유치가 어려워 연재 완료된 작품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1년 이상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 밖에도 다수 업체가 콘텐츠 부족, 함량 미달 작품 등을 지적받았다. 역량을 갖춘 작가와 콘텐츠를 원활하게 공급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내실 개선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웹툰 시장은 현재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그 가운데 약 70%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종이 만화 시대에 만화 잡지가 10개 남짓 있을 때에도 시장 과잉, 거품론이 나온 것을 고려하면 다수 웹툰 업체가 겪는 어려움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플랫폼이 난립하면서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역량 있는 작가의 작품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찾는 과정에서 작화, 스토리 등 수준이 떨어지는 작품도 받을 수밖에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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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환 웹툰산업협회장은 “현재 상황에서 시장성과 한계를 짚어볼 때 6~8개 매체가 적정 수준으로, 40개라는 것은 시장 포화를 의미한다”면서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있는데 지금은 과잉공급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 웹툰 시장은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기업 점유율이 70% 넘는다. 이들 기업은 무료 기반의 웹툰 시장을 형성해 왔다. 유료 중심인 중소 웹툰 업체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난립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해외 진출과 부가 판권 사업 확대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웹툰 지식재산권(IP) 활용 사례가 늘기는 하지만 주로 영화, 드라마 등이 중심이다. 게임,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의 활용 확대를 촉진해야 한다.

임 회장은 “글로벌 진출이 당연히 도움이 되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라면서 “웹툰이 영상뿐만 아니라 모든 부가 판권 시장까지 폭넓게 활용돼야 국내 시장 자체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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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 있는 웹툰 작가를 배출하기 위한 전문 교육과 창작가가 나올 수 있는 환경 조성도 요구된다. 웹툰의 질 향상과 기성 만화계가 하지 못한 창의 시도를 촉진, 웹툰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뒷받침해야 한다. 인재 양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

김병헌 한국예술종합대 영상원 교수는 “웹툰 플랫폼 증가로 창작자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자체 작품을 기획, 발굴해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생존 요소가 됐다”면서 “하지만 공급이 부족하다고 준비되지 못한 작가의 작품을 내놓는 것은 독자 인식을 그르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웹툰 작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련 인력을 양성, 실업 해소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