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유출된 기름의 회수 처리 효과가 있는 `유회수기`가 국산화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공동의 `나노융합 2020사업` 성과다. 회수 후에 정제 처리한 기름을 폐기하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어 경제성도 높다.
한스이엔지(대표 한상남)는 `나노기술(NT)을 이용한 선박 탑재형 이동식 유회수기(이하 나노 유회수기)`를 개발, 1일 부산 영도구 해양환경교육원에서 성능을 시연했다.
먼저 해양에 기름이 유출된 사고 환경을 가상으로 만들었다. 파도가 치는 상태의 해양환경교육원 대형 조파수조 안에 인위로 기름 막을 형성시켰다. 여기에 나노 유회수기를 띄웠다. 유회수기는 물과 섞인 기름(회수유)을 빨아올렸고, 곧바로 기름을 물과 분리시켜서 연결된 저장기로 보냈다.
국산 나노 유회수기의 특징은 고종수 부산대 교수가 개발한 `나노마이크로 메시 기술`을 이용, 회수유를 곧바로 함수율(물이 포함된 비율)이 낮은 기름으로 정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 자료 : 한스이엔지
기존의 수입 유회수기는 회수 기름의 함수율이 80% 이상이다. 유출 기름의 다량 회수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바닷물의 양이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또 회수 기름을 육상으로 운반해 폐기하거나 별도의 분리 과정을 거쳐야 했다.
반면에 이번에 개발한 나노 유회수기의 함수율은 23% 정도다. 나노마이크로 메시 장치를 탑재, 회수와 동시에 분리 정제 공정을 진행한다. 나노마이크로 메시는 금속제 거름망(체)의 표면을 친수성 나노 구조로 만들고, 여기에 화학 코팅을 접목해 물은 통과시키고 기름은 걸러 내는 최신 기술이다.
나노 유회수기로 정제한 회수유의 함수율은 23% 이하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물과 섞인 기름을 회수해 별도의 분리 공정 없이 곧바로 정제할 수 있어 오염 방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소형 이동식 탑재형이어서 기름 유출 사고 시 선박에 싣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다. 해양 기름 유출 사고 때 동원되는 선박의 80%는 유회수기가 없는 소형 어선이다.
한스이엔지는 연말까지 보완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내년 신규 매출 3억원, 2020년까지 187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바다에 유출되는 기름은 전 세계로 매년 120만배럴(1억9000만ℓ) 이상이다. 우리나라는 연평균 267회의 사고가 발생, 3961배럴(63만ℓ)의 기름이 바다에 유출됐다.
국내 보유 유회수기는 약 300대다. 해양환경관리공단(180여대), 해양경비안전본부(83대), 현대정유 등 정유업체, 해군 등이 보유한 것을 모두 합친 규모다. 이 가운데 95% 이상이 수입품이다.
한상남 한스이엔지 사장은 “방제 효율이 높아 유회수기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