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는 통신은 잘 하지만, 데이터센터 운영에는 관심이 적었습니다. 하지만 5G 시대를 앞두고 데이터센터 중요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가상화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죠.”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텔코 프로젝트 리더로 선출된 이강원 SK텔레콤 NIC기술원장은 통신사에 데이터센터 기술이 중요한 이유를 피력했다.
기간산업인 통신산업에 사용하는 데이터센터는 일반 회사가 사용하는 것보다 안정성과 신뢰도가 훨씬 높아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기술이 더 어렵다는 의미다.
OCP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과도한 비용을 줄여보자며 페이스북 등이 2011년 출범한 단체다. 우리나라에선 SK텔레콤, 삼성전자가 참여했다. SK텔레콤은 통신 분야를 담당했다.
OCP의 핵심 무기는 `가상화`다. 하드웨어로 구현하던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것이다. 기존 장비업체에 얽매이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다. 소프트웨어로 자원을 분배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다. 하드웨어에 고정되지 않기 때문에 수요가 몰리는 지점에 소프트웨어 자원을 집중 지원하는 것이다.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등이 주를 이룬다.
이 원장은 “과거에는 데이터센터가 통신망 보조역할에 머물렀다”면서 “NFV로 통신망 역할까지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데이터센터 중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가상화로 무장한 데이터센터를 `소프트웨어 디파인드 데이터센터(SDDC)`라고 부른다. 가장 효율적인 SDDC를 구축하는 게 이 원장 임무다.
SDDC는 5세대(G) 이동통신 시대에 더욱 중요하다. 데이터가 폭증하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영화, 가상현실(VR), 홀로그램 등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역할이 커진다”면서 “5G 주파수, 기지국과 함께 데이터센터 성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OCP 참여기업은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이른바 `오픈소스` 형태다. 혼자 할 때보다 일 진척 속도가 훨씬 빠르다. SK텔레콤도 이곳에서 아이디어를 배우고, 반대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S큐브(가칭)`라는 브랜드로 미디어서버, NV드라이브 등 장비를 개발하기도 했다. 미디어서버는 SK브로드밴드에 적용해 경제성을 입증했다. SK텔레콤은 이 장비를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OCP에 공개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 저장, 전송하는 장비가 포함됐다. 자사 통신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효율성도 높일 방침이다.
이 원장은 “IBM 왓슨 연구소 재직 시 글로벌 이통사가 반드시 참고하는 것을 보고 SK텔레콤 이동통신 기술력이 세계에 통한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이를 OCP와 공유해 글로벌 이동통신 기술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