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요동치는 음원서비스 업계, 변화의 배경은?

멜론 카카오계정 연동 로그인 화면<전자신문DB>
멜론 카카오계정 연동 로그인 화면<전자신문DB>
멜론 카카오계정 연동 로그인 화면<전자신문DB>
멜론 카카오계정 연동 로그인 화면<전자신문DB>

음악 서비스 업계에 변화 바람이 거세다. 로엔엔터테인먼트·벅스·KT뮤직 등 주요 음원 서비스 업체가 최근 서비스 개편, 인수합병(M&A), 모회사와의 시너지 등을 추진하며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유료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이용자 확대, 신 수익원 창출 등으로 지속 성장을 도모한다. 애플뮤직을 필두로 한 글로벌 사업자의 국내 시장 진출 대비 필요성도 커졌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멜론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 이용자가 별도의 회원 가입 없이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이 가능하도록 연동시켰다. 4800만명 카카오톡 이용자를 대상으로 멜론 접근성과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휴면 회원 활성화, 신규 회원 진입 유도 등 이용자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모회사 카카오와 시너지 창출에 시동을 걸었다. 계정 연동을 시작으로 카카오페이 결제 등 시너지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카카오 플랫폼 안에서 멜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멜론을 음악 중심 콘텐츠 포털로 재편했다. 멜론에서 `멜론 쇼핑` `멜론 티켓` 등 관련 앱으로 바로 이동해 구매가 가능하게 하는 등 관련 앱과의 연결성을 강화했다.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두고 이용자에게 상황별 맞춤 음악을 추천하는 등 큐레이션 기능도 유연하게 바꿨다.

로엔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모회사 카카오의 플랫폼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계정 연동, 결제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빅데이터 기반의 큐레이션 기능과 관련 앱 연결성 강화로 멜론 중심 음악 관련 콘텐츠 생태계를 견고하게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니나노클럽 시즌 3 이미지<전자신문DB>
니나노클럽 시즌 3 이미지<전자신문DB>

벅스는 8월 한 달 동안 M&A만 두 건을 진행했다. 무손실 음원 전문 사이트 `그루버스`에 투자해 지분 53.9%를 확보, 고음질 음원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연예기획사 `하우엔터테인먼트` 지분 70%를 11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연예 매니지먼트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한편 음악 콘텐츠 제작, 유통, 소비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달성한다.

멤버십 상품 `니나노클럽 시즌 3`도 출시했다. 기존 월 8900원에서 3000원으로 가격 부담을 낮췄다. 웹툰 보기 혜택을 추가했다. 지난 1일부터 TV광고를 진행했다. 벅스 관계자는 “유료 가입자 확보에 집중해 M&A 멤버십 상품 개선 등을 적극 추진했다”면서 “올해 하반기 내내 공격 마케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니VR 생중계 이미지<전자신문DB>
지니VR 생중계 이미지<전자신문DB>

KT뮤직은 음악서비스 `지니 4.0`으로 개편, 빅데이터 기반 음악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했다. VR콘텐츠 전용관 `지니VR` 서비스는 지난 6월 시작했다. 콘서트에 가지 않아도 라이브 공연, 쇼케이스, 뮤직비디오 등을 실감나게 즐기도록 360도 영상으로 제작해 공급한다. 연내 360도 영상 100편 제작이 목표다. 실시간 VR 생중계도 진행한다. 17개 협력사와 제휴, 현금 없이 마일리지를 중복해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료 음원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음악 서비스 업체가 지속 성장 방안 모색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국내 유료 음원 이용자 증가세는 둔화된 상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유료 음원 시장 규모는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공격적 정책 없이 대규모 신규 가입자 유입이 어렵다. 사업 다각화로 새로운 수익원 마련도 필요하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수직계열화, 음악 관련 영역 사업의 다각화는 다소 손쉽게 수익을 늘리는 방안”이라면서 “자사 음악 서비스에 소속 연예인의 곡 노출을 활성화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너지를 내기 쉽다”고 말했다.

음악 시장이 성숙하면서 이용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뺏고 뺏기는 시장에서 늘어난 요구를 충족시키는 강력한 차별화 없이 유료 이용자를 움직이게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에는 불법 다운로드 시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순 경쟁을 벌였지만 이제는 이용자 요구도 늘었고 국내 음악 시장도 성숙, 차별화 전략을 보여 주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음악 서비스 업체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해졌다. 애플뮤직은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3개월 무료, 가족할인 등 공격적 가격 정책을 제시했다. 한국 음원 시장이 글로벌 10위권 안에 드는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구글, 스포티파이 등 다른 해외 사업자 진출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음원업계 관계자는 “애플뮤직 진출로 다른 글로벌 음악 서비스 사업자도 한국 시장 진출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도 필요하기 때문에 한층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