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집3-流] 스타트업 회수시장 활성화, M&A 키워서 풀어가자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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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생태계에서 회수시장 활성화는 여전한 숙제다. 특히 인수합병(M&A)을 유형으로 스타트업이 다른 큰 기업에 인수되는 비중은 현저히 낮다. 국내 회수시장에서 M&A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기업이 창업기업을 인수해 혁신 기술력을 확보하고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도 내부적으로 혁신 기술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외부 M&A를 실행하고 있다. 한 예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모바일 결제수단인 삼성페이를 완성하기 위해 미국 스타트업 루프페이를 인수해 기술력을 수혈했다. 구글이 인수한 딥마인드는 알파고를 내놓으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투자회수 규모는 48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M&A 회수금은 49억원에 불과했다. 장외매각 및 상환으로 인한 투자금 회수가 42.6%(2078억원)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어 기업공개(IPO)가 1696억원(34.7%), 프로젝트 회수는 968억원(19.8%)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M&A 회수시장은 2014년 163억원, 지난해 150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정체된 상태다. 올 상반기 실적은 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억원 적었다.

세계 추세와 정반대 흐름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북미·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M&A가 증가세다. 스타트업 M&A는 2011년 4235건에서 지난해 9365건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전체 M&A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1%에서 22.1%로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스타트업 M&A가 가장 활발한 북미지역에서는 지난해 기준 세계 M&A 14.4%에 해당하는 6098건의 M&A가 이뤄졌다.

창업기업 M&A 부문이 더 성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M&A는 기업이 몸집을 불려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어 IPO보다 더 수준 높은 회수로 꼽힌다. M&A시장 기반이 다소 취약한 만큼, 인수 능력이 있는 대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창업기업 인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우리나라 M&A 회수시장은 지금보다 더 성장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M&A를 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고, 특히 M&A가 활발한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인수 여력이 있는 큰 기업이 적다”고 말했다.

김영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는 국내 기업이 스타트업 M&A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일반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 박사는 “스타트업의 규모 경제 실현과 큰 기업의 혁신 기술력 확보라는 시너지 측면에서 M&A는 발전적 회수라고 볼 수 있다”며 “국내 M&A와 IPO시장 문턱을 낮춰야 장외매각이 아닌 M&A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2016년 상반기 국내 회수시장 규모 및 인수합병 규모(단위 : 억원) >


2011년~2016년 상반기 국내 회수시장 규모 및 인수합병 규모(단위 : 억원)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