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P10` 8세대냐 10세대급이냐 `진퇴양난`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파주에 건설 중인 신규 라인 `P10` 생산품목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가닥을 잡았지만, 최근 10세대 OLED 라인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부상 중이다.

LCD TV가 65인치대로 대형화하는 시장추세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0세대 OLED를 구현하려면 장비를 새로 개발해야 하는 리스크가 뒤따라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파주 P10에서 8세대 OLED TV용 패널을 우선 생산하기로 잠정 결론 냈다. 10세대, 11세대에 이르는 초대형 LCD 투자도 검토했지만 막대한 비용과 투자 시기, 대·중소형 OLED 추가 투자 필요성 등을 감안해 우선적으로 8세대 OLED에 투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P10은 오는 2018년 2분기 완공될 예정이다.

중소형 OLED 이익이 LCD 사업을 앞지른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비중이 상당하다. 지난해 총 매출 28조3839억원 중 5110억원이 OLED TV에서 발생해 약 1.8% 를 차지했지만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 수익원이 LCD인 만큼 프리미엄 LCD 흐름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BOE가 10.5세대 투자를 시작했고 최근 차이나스타(CSOT)가 11세대 투자에 돌입해 추가적인 초대형 LCD 투자 당위성이 시장에서 거의 사라졌다. 수 조원 투자가 필요한 만큼 한정된 재원을 미래 경쟁력이 높은 OLED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G전자 OLED TV (사진=LG전자)
LG전자 OLED TV (사진=LG전자)

자연스럽게 TV용 8세대 OLED에 투자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시장 분위기가 급변해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8세대의 경우 50, 55인치에 비해 60, 65인치 면취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 때문에 10세대급 투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8세대 생산라인에서는 50인치와 55인치를 각각 6장 생산할 수 있다. 50인치 면취율은 75%, 55인치는 91%다. 하지만 60인치와 65인치는 각각 3장만 찍어낼 수 있다. 면취율은 54%, 64%로 떨어진다.

반면에 10.5세대에서는 60인치와 65인치를 각각 8장 생산할 수 있다. 면취율도 81%, 95%에 달한다. 생산량과 면취율 모두 10.5세대가 월등한 셈이다. 반면에 50인치(10장)와 55인치(8장)는 면취율이 각각 70%, 68%로 8세대보다 생산량은 많지만 효율이 떨어진다.

LG디스플레이 65인치 OLED TV용 패널 판매가 증가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UHD 기준 65인치 OLED 패널을 1분기 2만4000대, 2분기 3만9000대 판매한 것으로 추정했다. 55인치는 각각 18만9000대, 23만1000대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연간 기준으로 55인치는 95만대, 65인치는 17만대 수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 55인치 비중이 크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65인치 이상 시장 성장세를 투자에 반영해야 할 당위성이 커졌다.

65인치 수요가 커지는 만큼 전례 없는 10세대급 기술 투자 필요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성숙한 LCD 시장에서도 10세대급에서 초기 수율 등이 문제된 만큼 새로운 규격의 초대형 OLED 양산 기술을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 장비 등을 모두 새로 제작해야 하는 만큼 투자비도 막대하다.

P10이 미래 시장을 대비하기 위한 투자인 만큼 향후 중국이 집중적으로 양산할 65인치 이상 초대형 LCD TV와 경쟁할 채비도 필요하다. 65인치 UHD OLED가 같은 규격 LCD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생산비용 절감이 필요하다. 효율성이 높은 10세대급 투자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P10 생산품목을 결정할 시기가 됐지만 아직 투자 방향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며 “여러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의사 결정이 다소 늦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대형 OLED 패널 생산원가를 줄이려면 잉크젯 프린팅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있는데 오는 2018년 이후에나 양산 가능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혀 새로운 10세대급 OLED 장비와 잉크젯 공정 등 여러 위험요소를 떠안아야 하는 만큼 LG디스플레이 투자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LCD 기판 면취율 비교 (자료: 디스플레이서치)

LG디스플레이 `P10` 8세대냐 10세대급이냐 `진퇴양난`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