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3D 프린터 회사 인수에 1조5000억 투입

미국 최대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이 제조업 혁신을 위해 3D프린팅에 1조5000억원을 쏟아붓는다. 3D 프린팅 분야 역대 최대 규모 인수합병에 나섰다. 끊임없는 혁신으로 창사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스타트업이라고 평가받는 GE가 또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6일 블룸버그는 GE가 총 14억달러에 유럽 3D프린터 업체 두 곳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회사는 스웨덴 아르캠(Arcam)과 독일 SLM솔루션으로 3D 금속 프린터 분야에서 세계적 회사들이다.

GE, 3D 프린터 회사 인수에 1조5000억 투입

GE는 두 회사 프린터와 기술을 이용해 상업용 제트엔진 연료 노즐 등 항공기 부품 생산 능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3D 금속 프린터는 금형 없이 부품을 만들 수 있어 제조 비용과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여준다. GE는 2020년까지 약 4만개 제트 엔진 연료 노즐을 3D프린터로 제조할 방침이다.

GE는 “앞으로 10년 간 3D프린터를 약 1000대 구입할 것”이라면서 “이번 인수를 통해 30억~50억달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3D프린터는 GE 핵심 부품 제조장비로 확실히 자리 매김할 전망이다. GE는 2010년부터 3D프린터 관련 분야에 약 15억달러를 투자해 의료 기기와 항공기 동력 터빈 제작에 3D프린터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4월 GE가 3D프린터로 제작한 항공기 부품이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기도 했다. GE는 높은 고도의 낮은 기온과 강력한 공기 흐름으로부터 센서를 보호하는 온도 센서 덮개를 3D프린터로 제작했다. 덮개는 분말 상태 코발트·크롬 합금을 분사한 뒤 레이저를 쏴 설계 도면대로 융합된다. 이렇게 하면 덮개를 이음매 없이 한 덩어리 금속으로 만들 수 있다. 여러 개 금속 조각을 조립해 만들던 과거에 비해 비용이 줄어들고, 부품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도 단축된다. 보잉777 여객기에 사용되는 `GE90-94B` 모델 엔진 400기에 탑재된다.

제프리 이멜트 GE회장
제프리 이멜트 GE회장

GE는 최근 사업구조조정에 박차를 하고 있다. 금융과 소비자 부문을 매각하며 중화학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가전부문을 중국 하이얼에 매각했다. 현재 GE는 제트엔진과 가스터빈 세계 최대 제조사이며 부품과 금형제작에 3D프린터 이용을 확대하고 있다.

제프리 이멜트 GE회장은 “이번 인수는 최고 디지털산업 기업이 되기 위한 전략실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두 회사가 GE가 미래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E는 아르캠과 SLM 경영진과 직원을 유지하고 본사도 그대로 유럽에 둘 계획이다. 두 회사는 미국 뉴욕 GE리서치센터와 피츠버그 3D 생산시설과 협력해 3D프린터 개발에 주력한다. 항공분야 다른 회사에 3D프린터를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뒀다.

매그너스 르네 아르캠 최고경영자(CEO)는 “항공과 의료기기 시장외에 다른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GE가 3D 프린터의 산업화를 가속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탐 카나 코웬컴퍼니 애널리스트는 “인수가격이 비싸 보인다”면서도 “장기적으로 GE가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효율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