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집3-流](7)대학 붕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7월 말 이화여대 학생들이 학교 측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해 본관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한 달 가까이 제대로 된 대화도 이뤄지지 못하다 결국 가을 학위수여식, 개강 등으로 대치 국면이 이어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대에서 벌어진 일련 사태는 국내 교육계가 처한 현실을 보여줬다.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평생교육 사업, 취업난으로 인해 확대된 청년층 불안감, 학교와 재학생 불통, 이렇다 할 역할을 못하는 정부 등 고질적 문제점이 드러났다.

국내 대학 분위기는 좋지 않다. 대학은 `대학구조개혁법`이 논의될 정도로 여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백성기 전 포항공대 총장은 지난 6월 열린 대학구조개혁 토론회에서 “과거 대학은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상징과 같았지만 21세기 선진화 문턱에서는 국민 기대와 성원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다. 지난해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학령인구 대비 입학정원 초과 인원은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0년에는 학령인구보다 입학정원이 약 5만9000명 많은 입학수요 부족이 예상된다. 정원 내 입학가능 신입생은 이미 지난해부터 입학정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 교육 불신도 여전하다. 현장형, 맞춤형, 참여형 등 교육 혁신 시도가 이어졌지만 체감 정서는 좋지 않다. 대학이 인기학과에 집중하면서 교육 다양성도 약화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는 대학 환경을 개선하고자 대학구조개혁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제정 방향을 놓고 반대의견이 적지 않다.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대학 교육이 흔들리는 가운데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로 불리는 온라인공개강좌 등장은 주목할 만하다. 양질의 대학 교육 강좌를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무크는 해외에서는 널리 확산됐다. 우리나라도 최근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한국형 무크를 지향한 `케이무크`가 출범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0곳에 이어 올해 10곳을 신규 무크대학으로 선정했다. 개설강좌 수를 100개로 늘린다.

무크가 근원적인 대안이 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학점·학위를 중시하는 국내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 한 제한적 활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학 입학정원 초과인원 추이(추정치)>


대학 입학정원 초과인원 추이(추정치)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