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시 햇빛이 아닌 `온도`에 반응하는 온도감응 광역학 치료제가 개발됐다. 열에 약한 암세포 성질을 이용해 약 45도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나건 가톨릭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김동현 미국 노스웨스턴의과대학교 연구팀은 원격 온도 조절로 암세포 치료 가능한 온도감응 광감작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기존 광역학 치료제는 햇빛(태양광)에도 반응해 활성산소를 몸 속에서 발생시켰다. 그래서 환자는 한 달 정도 빛이 차단된 암실에서 생활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다. 정상 조직에 잔존한 광감작제가 직사광선으로 활성이 되면, 붓기와 통증이 발생하고 피부와 눈에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태양광 부작용으로 환자에게 따르는 불편함을 개선하고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온도감응 스마트 광감작제`를 개발했다. 온열항암치료법은 암 근처 피부에 온열 자극기를 접촉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온열항암치료를 할 때 암세포 부분만 온도가 상승하는 것에 착안해 광감작제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고분자 다당류 물질인 하이드록실프로필 셀루로오스를 기존 단분자로 이뤄진 광감작제와 접합했다. 개발된 온도감응성 스마트 광감작제는 체내 정상 온도인 37도에서는 빛을 받아도 활성화되지 않았다. 온열항암치료를 할 때 온도인 45도에서는 활성화돼 항암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개발된 온도감응 스마트 광감작제는 햇빛을 쫴도 적정 온도 조건(45도)에 부합하지 않으면 활성이 되지 않아 부작용 발생 염려가 적다. 광역학 항암치료와 온열항암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면 시너지 효과를 내어 항암 치료 효과를 크게 증대시킬 수 있다. 국소 부위만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온열항암치료의 특징으로 다른 정상조직에 남아있는 광감작제의 부작용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나건 교수는 “기존 광역학 항암치료에 새로운 광감작제로 쓰일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바이오 온도 센서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반기술로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과학기술 교류로 한국과 미국간 다학제적 공동연구 성공사례로 큰 의의를 갖는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 저널인 미국 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8월 18일자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