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 성능을 현실과 같은 환경에서 시험할 수 있는 도로 환경이 구축된다. 미국 미시간 대학 M시티보다 3년여 늦게 구축되지만 복잡한 한국 도로 환경에 최대한 가깝게 구현돼 보다 정밀한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자동차안전연구원에 따르면 정부는 K-시티에서 구현할 기본 콘셉트를 최근 정하고 내년 1월까지 기본 설계를 마무리한다. 내년에는 전용도로를 설립한 후 2018년까지 전체 K-시티를 구축한다.
미국 미시간대 MTC(모빌리티 트랜스포메이션 센터)는 지난해 7월 도심 환경을 구현한 자율 주행 도시 M-시티를 구축, 오픈했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누구나 시험할 수 있는 시험도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M-시티를 모방해 K-시티를 구축키로 했다.
정부 기본 방향은 도입 시기가 늦었지만 복잡한 도로 환경을 그대로 재현해 실질적인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메카가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M시티에는 32에이커(약 13만㎡) 공간에 콘크리트·아스팔트·벽돌과 같은 다양한 도로와 교차로·건물 등으로 도심 환경이 재현됐다. 도심 도로는 자동차 전용 도로와 달리 장애물이 많아 자율주행 자동차가 운행하는데 변수가 많아진다. 지하터널과 신호를 가리는 가로수, 메탈소재의 다리, 가드레일, 신호가 있는 교차로와 없는 교차로, 회전교차로 정도가 들어가 있다. 통신음영지역이나 보행자 등의 환경도 구현했다.
K-시티는 M시티의 3배에 달하는 11만평(약 36만㎡) 규모로 들어선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의 ITS 시험로에 조성될 예정으로, 규모와 실 도로 구현 측면에서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K-시티에는 M시티에서 구현한 기본 도심 환경 외에도 일반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자율주행에 장애가 될 만한 복잡한 환경을 세밀하게 구현할 예정이다. 차선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차로가 넓어졌다가 좁아지는 톨게이트와 고속도로 합류부, 소음방지벽, 중앙분리대, 버스 전용차로, 버스 정류장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GPS 신호가 닿지 않는 GPS 블록, 자율주차 시설, 자전거 전용 도로, 통신음영지역, 가로수길 등도 설계할 예정이다.
자동차 안전연구원 홍윤식 실장은 “규모와 시설을 종합했을 때 K-시티가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시설이 국내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향상에 밑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