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티오냐 위상이냐`

테크노파크는 지역 산업 육성 거점이다. 20년 넘게 지역 산업 전략 및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자금력과 마케팅 능력이 약한 중소·벤처기업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 왔다.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함께 출연한 기관이지만 대다수 지자체는 주요 산하 기관으로 인식한다.

[기자수첩]`티오냐 위상이냐`

산업통상자원부와 지자체 간 관계도 나쁘지 않다. 간혹 불거지는 예산 사용처를 둘러싼 비리나 잡음을 제외하고는 충돌할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기관장 인사 문제는 다르다. 어느 쪽 티오(TO)로 보느냐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 일쑤다. 관례상 해당 지자체와 산업부가 합의해서 진행하지만 가끔 충돌한다.

최근 불거진 충북테크노파크 차기 기관장 인선 문제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서둘러 차기 원장을 공모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모 절차는 통상 2개월 이상 걸린다. 지금 당장 공모를 시작해도 한동안은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충북도는 최근 원장 공모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산업부가 차기 원장으로 과장급 인사를 보내겠다고 제안하자 충북도가 발끈, 힘겨루기에 나선 것이다. 충북도는 산업부가 새로운 대안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그동안 국장급 이상 고위급 인사를 지역 테크노파크 기관장으로 내려보냈다. 사정이야 있겠지만 이번에는 암묵으로나마 지켜 온 룰을 깨뜨린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기관장 공백이 길어지면 정책 결정이 늦어지고 결국은 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양 기관의 기득권 싸움보다 지역 산업 활성화가 우선이어야 한다. 산업부와 충북도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주=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