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정지를 목격했다면 가슴만 압박해도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자신없다면 인공호흡을 하면 안된다. 기도 유지가 안 된 상태에서 인공호흡을 하면 공기가 위장으로 들어가고, 이어서 위장의 음식물이 폐로 흘러가 더 위험해 질 수 있다.”
분당소방서 서현 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는 김동필(37·남) 소방장은 8번의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은 베테랑 구급대원이다.
하트세이버는 심장정지 환자에 대한 적절한 구급활동으로 생명을 구한 구급대원과 일반시민에게 주는 인증서다. 8번의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았다는 건 8명의 심장정지 환자를 살렸다는 의미다.
김 소방장은 “능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잘못된 방법으로 인공호흡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최근 지침도 일반인의 경우 인공호흡은 하지 않고 가슴압박만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슴압박은 연습하지 않아도 119 상담요원이 전화상으로 지도하면 누구나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소방장은 또 “평균 구급대원 도착시간이 10분정도인데 사실 늦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구급대가 오기 전에 시민들이 심폐소생술을 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의 의식이 없고 호흡이 힘들어 보이면 바로 119에 신고하고 상황실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소방장은 “환자를 구하기 위한 골든타임이 4분인데 신호위반을 하면서까지 출동해도 평균 10분이다. 아직도 길을 비켜주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며 구급차에 대한 양보를 당부했다.
연휴기간 응급처치법도 알렸다.
화상을 입는 경우 깨끗한 흐르는 물로 20분 이상 씻어내고, 심한 화상이 아니라면 화상 부위에 입었던 옷은 바로 제거하고 바셀린이나 화상연고를 바른다. 다만 떨어지지 않는 것을 억지로 떼어내지 말고, 물집 등은 터트리지 않는다.
떡과 같은 음식물이 목에 걸린 경우 기침을 하도록 유도한다. 말을 못하거나 입술이 파래지면 복부 밀쳐올리기를 한다. 어린 아이는 5회 등 두드리기와 5회 가슴누르기를 실시한다. 의식이 없어지면 구강 내 이물질을 확인하면서 심폐소생술을 시작한다.
벌초 중 예초기를 사용하다가 상해를 입은 경우 흐르는 물로 상처를 씻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출혈부위를 심장부위보다 높게 한 상태에서 수건이나 거즈를 감싸 압박한다.
김 소방장은 “손가락이나 발가락 절단의 경우 절단부위를 소독된 거즈에 싸서 비닐봉지에 넣어 봉한 후 얼음과 물을 넣은 용기나 주머니에 담아 병원에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