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통계, 현실 반영 못한다

이동통신 통계, 현실 반영 못한다

이동통신 가입자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물인터넷(IoT)이나 웨어러블 기기도 휴대폰과 동일하게 가입자로 인정하는 집계 방식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알뜰폰은 이른바 `유령회원` 등 가입자 과다집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이동통신 3사, 알뜰폰 업계가 사용하는 가입자 통계가 변화하는 이동통신 시장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는 5931만명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5164만명)보다 휴대폰 보유 대수가 월등히 많다. 1인 2회선 이상 사용하는 가입자를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수치다. 하지만 실제 휴대폰 가입자는 5439만명이다. 인구보다 많지만 월등하지는 않다.

이처럼 휴대폰 가입자가 실제보다 많아 보이는 이유는 IoT(웨어러블 포함) 때문이다. 원격 관제나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까지 `이동전화` 항목에 뭉뚱그려 집계한다. 이들 숫자는 492만 회선에 이른다.

휴대폰과 IoT를 구분하지 않으면 연간 국내 휴대폰 판매량이 실제보다 많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미래부는 이통사가 제출한 이동전화 단말기 판매량 통계를 그대로 `휴대폰 판매량`으로 발표한다. 휴대폰 판매량이 실제보다 훨씬 많아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통계로 국내 휴대폰 시장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통사 실적도 착시로 이어진다. 이통사는 IoT를 포함해 가입자 1인당평균매출(ARPU)을 산출한다. IoT는 통상 일반 휴대폰보다 요금이 훨씬 저렴하다. 전체 평균을 깎아 내린다. 실제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은 매출은 늘면서도 ARPU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알뜰폰도 가입자 통계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알뜰폰 역시 IoT 회선이 60만개다. 가입만 해놓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유령 회원까지 포함하면 실제 가입자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알뜰폰 가입자가 645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11%를 차지했다고 하지만 실제 비중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성태 의원은 “알뜰폰 시장이 포화돼 더 이상 성장 여력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IoT나 허수를 제외하면 시장 확대 가능성이 여전하다”면서 “정확한 이동통신 정책을 펼치기 위해 정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가입자 통계 체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통신 가입자 현황>


이동통신 가입자 현황

< 알뜰폰 가입자 현황>


 알뜰폰 가입자 현황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