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 1조1500억원에 HP에 매각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 1조1500억원에 HP에 매각

삼성전자가 프린팅 사업부를 분할, 휴렛패커드(HP)에 일괄 매각한다. 비주력부 문으로 판단한 프린팅 사업을 매각해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프린팅 사업부를 분할해 에스프린팅솔루션을 설립하고 HP에 포괄 양도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삼성전자는 HP와 기본양수도계약(MASTER PURCHASE AGREEMENT)을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10억5000만 달러(약 1조1545억원)다.

회사는 분할 대상 사업 부문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분할 기일은 11월 1일이다. 분할 후 신설하는 회사는 `에스프린팅솔루션 주식회사`로 정했다. 자회사 신설 절차를 거쳐 1년 내 이 회사 지분 100%와 관련 해외 자산을 HP에 매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프린팅 사업을 HP에 매각한 후에도 국내에서 삼성전자 브랜드로 프린터 판매를 대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매각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사업 조정 선제 조치를 통해 핵심 사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HP는 세계 1위 프린터 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프린터 사업부를 HP에 전격 매각한 것은 그동안 사업 재편 과정에서 보여 온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프린터 사업이 그동안 적자를 기록했고, 앞으로도 글로벌 1위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과감히 매각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연 매출 2조원에 이르는 프린터 사업부 매각은 삼성전자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프린터 사업부를 기업간전자상거래(B2B) 시장 중심으로 재편하는 등 사업 강화를 모색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린팅 솔루션 업체 심프레스를 인수했다. 올해 초에는 미국 뉘앙스커뮤니케이션스와 협업, B2B 프린팅 시장 공략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내부로는 지난해부터 프린터 사업부 경쟁력에 대한 평가 작업을 계속해 왔고, 결국 매각 결정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프린터사업부 인력은 국내외를 합쳐 6000여명 규모다. 매각 협상에 따라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 인력은 그대로 고용 승계된다. 지난해 매출은 2조원이다. 국내 수원사업장과 중국 생산 거점, 해외 50여개 판매거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