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올 연말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에 태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이 구상하는 그림에 맞춰 사업부를 조정하고, 힘을 실어줄 곳에 과감한 인사를 배치할 것이란 관측이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이 부회장이 연말 인사에서 회장으로 올라설지 여부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이건희 회장이 맡아온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직을 물려받았다. 이번에 등기이사가 되면서 그룹 회장직도 물려받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회장 승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등기이사로 선임됐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의미이지, 회장직을 승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인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서둘러서 회장으로 승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본인을 제외한 인사 폭은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그동안 구상해온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를 추진할 인사를 전면에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신사업으로 추진할 분야에 과감한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경영진 이동은 물론 신규 발탁, 외부 영입 등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또 다른 삼성 고위관계자는 “인사나 조직개편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이 부회장 색깔이 반영되고, 자연스럽게 인사 폭이나 조직개편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