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서무성 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장

[人사이트]서무성 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장

“디자인은 지역 산업 중에서 가장 소외된 분야입니다.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주요 산업으로 인정받고, 제대로 된 지원도 받는 디자인업계를 만들겠습니다.”

지난 9일 부산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 뉴 스타트 콘퍼런스`를 주최한 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 서무성 회장(디자인부산 대표)은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서 회장은 “지역 제조업계는 그렇다 쳐도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 디자인산업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고부가가치 창조적 산업이라며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만 내놓고 정작 디자인업체가 요구하는 것에는 등을 돌린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디자인산업 육성 지원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협회가 직접 나서서 `디자인 뉴 스타트 콘퍼런스`를 개최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서 회장은 “표면적으로는 동남권 디자인 산학연이 모여 지역 디자인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역에도 디자인업체가 활동 중이고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었다며 “우리나라 디자인 업체는 약 5000개인데 평균 매출 6억 원에 평균 직원 수는 5명이다. 지역은 이보다 더 열악한데 세계적 수준의 고급 디자인 개발이 가능하겠냐”고 되물었다.

지난 9일 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가 마련한 `디자인 뉴 스타트 콘퍼런스`
지난 9일 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가 마련한 `디자인 뉴 스타트 콘퍼런스`

서 회장과 협회에 따르면 지역 디자인업계가 바라는 것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정부 지역산업 지원사업 각종 연구개발(R&D) 과제에 비중이 작더라도 디자인을 필수 항목으로 포함시켜 달라는 것이다. 지역 R&D사업과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연계해 추진할 때 일반 기업이 디자인의 가치와 효용성을 알게 되고, 과제 후에도 디자인을 계속 접목해 나가려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얘기다. 그는 “융합이라는 단어가 부끄러울 정도로 현재 신기술 개발과 마케팅 등 정부 과제에는 디자인 융합을 찾아보기 어렵다. 디자인 분야에 국한된, 소규모 단일 과제로는 디자인산업의 글로벌화는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하는 서무성 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장.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하는 서무성 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장.

또 하나는 지자체의 관심 제고다.

현재 그가 활동하고 있는 부산에는 시 행정 조직상 디자인과는 물론 디자인계도 없다. 기간산업과 내에 디자인담당 한 명이 다른 업무를 함께 맡고 있는 게 디자인산업 지원 조직의 전부다.

그는 “내가 아는 한 부산 지역 디자인산업 지원 인프라는 정부와 협력해 부산디자인센터 하나를 설치한 것이 전부다. 문화콘텐츠 도시를 표방하면서 디자인산업 실태 조사도, 디자인산업 육성 플랜 등 지원 정책도 제대로 나온게 없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번 콘퍼런스를 시작으로 지역 디자인산업의 열악한 현실을 알려 개선하고, 지역 디자인산업 실태조사, 중장기 제조+디자인 융합 확산 등 각종 사업을 마련해 협회 주도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9일 열린 `디자인 뉴 스타트 콘퍼런스 및 디자이너 채용박람회` 현장
9일 열린 `디자인 뉴 스타트 콘퍼런스 및 디자이너 채용박람회` 현장

그는 지난 4월 제3대 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장에 선출된 자수성가형 디자인기업인이다. 병원 광고·인쇄물로 시작해 자체 문구와 캐릭터, 팬시상품에서 지역 특화 콘텐츠까지 다양한 디자인 영역을 개척하며 디자인부산을 지역 대표 디자인기업으로 키웠다.

사보나 기업 소개서 등 인쇄 디자인 의뢰 고객은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부산항만공사 등 기관과 기업 등 200여 곳에 이른다. 지역 농산물 브랜드화, 상품 디자인 통일화, 제품 리뉴얼 등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을 필요할 때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디자인부산이다.

서 회장은 “지역 디자인산업은 지역 산업계의 변방 중 변방이다. 업계가 조용하면 어려움 없이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한다. 지역 디자인업계 역시 현재 생존을 위해 몸무림치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