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유지보수 전문업체 韓 상륙, 오라클-SAP 유지보수 부담 덜어줄까

오라클, SAP 등 외국계 소프트웨어(SW) 제품 유지보수 비용을 최대 90%까지 낮추는 서비스가 국내 출시됐다. SW 제품 구매 비용의 20%에 달하는 유지보수 고비용에 골머리를 앓던 국내 기업과 정부기관의 관심이 모아진다.

리미니스트리트가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국내 사업 시작을 알리고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리미니스트리트가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국내 사업 시작을 알리고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20일 리미니스트리트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내 서비스 공식 출시, 서비스 목표 등을 밝혔다.

리미니스트리트는 오라클과 SAP 전사자원관리(ERP),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 SW제품 업그레이드 없이 기본적인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라클과 SAP가 기업들로부터 받는 20%대 유지보수요율(SW구매 비용 대비 비율) 절반 수준인 10%대 비용으로 서비스한다.

미국에 기반을 둔 리미니스트리트는 2005년 회사를 설립, 120여개국 1500여개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는 설립 후 연평균 37%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내년 뉴욕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IPO)를 시도한다. 회사 연 매출은 2000억원대다.

한국은 지난달 초 서울에 지사를 만들고 김상열 전 대보정보통신 전무를 지사장으로 영입했다. 현재 20여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3년 내 100개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김상열 리미니스트리트 한국지사장
김상열 리미니스트리트 한국지사장

김 지사장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지 한 달 반밖에 되지 않았는데 국내 대기업, 그룹사, 중견기업 등에서 연락이 먼저 온다”면서 “영업 사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이미 서비스 받고 싶다는 연락이 많이 오고 있어, 빠르게 국내에 서비스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은 기업 애플리케이션 SW 부문에서 연간 17억3600만달러(약 1조9500억원) 시장을 기록, 세계 13위 규모다. 리미니스트리트는 한국 시장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방한한 세쓰 레빈 리미니스트리트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 했는데 한국 기업이 먼저 요청해와 한국 법인 설립 시기를 앞당겼다”면서 “어느 시장보다 한국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보수 전문업체 국내 진출로 오라클, SAP 매출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현재 국내 DBMS, ERP 시장은 오라클과 SAP가 절반 이상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다. 이들 기업 매출 중 상당부분이 유지보수 매출이다. 그러나 제품 구입 금액의 20%가량의 유지보수 비용을 해마다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 고객사 불만이 많다. 리미니스트리트는 이 비용을 최대 90%까지 줄인다고 강조했다.

레빈 CEO는 “모든 기업 고객에 수석 엔지니어(PSE)를 배치해 고객과 함께 일하며 긴급한 문제에 대해 15분 내에 응답하도록 지원한다”면서 “기존 SW 공급 업체로부터 받지 못하는 서비스를 빠른 시간 저렴한 비용으로 받는다”고 말했다.

리미니스트리트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일본, 홍콩, 중국에 이어 네 번째 지사를 한국(세계 15번째 지사)에 설립했다. 대만과 싱가포르에 곧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세쓰 레빈 리미니스트리트 CEO
세쓰 레빈 리미니스트리트 CEO

세쓰 레빈 리미니스트리트 CEO 일문일답

-오라클, SAP SW제품을 유지보수 하다보면 저작권 침해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수년 전 오라클이 리미니스트리트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1년간 리미니스트리트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없다. 고객 라이선스를 통해 소스코드에 접근한다. 소스코드를 보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만의 방법으로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한다.

수년 전 오라클이 소송을 제기한 시점과 비교했을 때 리미니스트리트는 1000배 이상 성장했다. 고객은 시장 판도로 읽는다. 왜 소송이 일어났는지 충분히 이해할 거다. 분기별로 신규 고객이 100개가량 늘어난다. 새로운 고객이 생긴다는 점은 우리 서비스를 고객이 지지한다는 것과 같다. 리미니스트리트가 법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면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라클이나 SAP 제품 보안 문제와 같은 패치는 어떻게 제공해주나.

▲우리가 보안 등 패치를 직접 개발해 제공한다. 별도 팀이 있다. 오라클이나 SAP보다 더 빨리 정확하게 패치를 제공한다고 자신한다.

-서비스는 어떻게 제공 되는가.

▲서비스 99%가량을 원격으로 지원한다. 전용 VPN 라인으로 시스템에 연결한다. 현장에서 긴밀하게 작업하는 아시아 문화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은 국가별로 문화를 수용, 반영한다.

-한국 시장 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아시아 전역에서 오라클과 SAP가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한국 기업이 리미니스트리트 서비스를 원한다. 그들은 오라클이나 SAP 유지보수 서비스에 경쟁자가 없다는 점을 걱정한다. 한국 기업이 먼저 리미니스트리트 같은 경쟁사, 대안서비스가 들어오길 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