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둔 케이(K)뱅크가 IT전문 행장을 선임하며 조직쇄신에 돌입했다.
안효조 준비법인 대표(본부장 겸임)의 바통을 이어받아 IT부문에 잔뼈가 굵은 심성훈 KT ENGCORE 경영기획총괄(전무)를 초대행장으로 낙점했다.
21일 K뱅크 관계자는 “이미 심 전무를 내정한 상태이며,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23일 임시 주총에서 최종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대표이사 후보 추천에는 K뱅크가 ICT 주도의 혁신 은행이 돼야 한다는 주주사간 공감대가 작용했다.
K뱅크 주주사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100% 비대면 서비스로 운영비용을 줄이는 대신 고객 혜택을 늘려야 하고 서비스 자체를 차별화해야 한다”며 “이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은 ICT에 있다는 데 대해 주요 주주사들이 뜻을 함께 해 ICT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장 교체는 본 영업을 앞두고 있는 K뱅크가 전통은행과 차별화할 수 있는 무기로 IT를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첫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내부 조직과 인프라 정비에 집중했던 K뱅크가 IT전문 행장을 선임하면서 주요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시장에서는 안효조 준비법인 대표가 1대 행장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K뱅크 초대 행장으로 IT부문과 금융부문 계열사 임원을 선임할 것이라는 주장도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흘러나왔다. 최종 후보로 심 전무 외에도 서준희 비씨카드 사장이 거론되기도 했다.
결국 전통 금융 경험보다는 IT영역에 잔뼈가 굵은 심 전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면에는 주주사 간 관계도 얽혀있다. K뱅크 핵심 경쟁력은 다양한 사업자 제휴를 통한 오픈 API구현이다. 그러기 위해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가 필요했다.
심 전무는 KAIST 경영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1988년 KT에 입사해 비서실장, KT시너지경영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특히 금융, 미디어, 유통 등 각기 다른 산업분야 그룹사들과 ICT기반 융합 사업 모델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통신서비스에 카드와 보험, 증권, 유통, e커머스에 이르는 결합 서비스를 진두지휘하기 위해 통신과 IT 분야에 두루 경험을 갖춘 심 전무가 제격이라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
K뱅크는 이달까지 행장선임과 함께 본인가 영업을 신청하고 연말에 영업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다. 현행법상 은행장을 선출해야 본인가를 신청할 수 있어 이달 들어 행장 인선 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K뱅크는 △디지털 이자 예금 △원터치 모기지론 △원스톱 소호(SOHO) 금융 플랫폼 △비콘 동산 담보대출 △리얼타임 해외 송금 △편의점 뱅킹 △익스프레스(Express) 페이 등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현재 600여명 인력을 투입해 IT시스템 통합 테스트 작업이 진행 중이며, 20여개 기관과 기업 연동 테스트도 하고 있다. 한편 안효조 준비법인 대표의 거취는 `정해진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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