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유럽 현지에 제조기술 혁신 연구소를 설립한다. 제품 개발 관련 연구개발(R&D)은 국내, 제조와 생산성 혁신 관련 R&D는 생산법인이 있는 현지에서 하는 이원화 전략으로 분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유럽 생산 거점 지역에 제조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소 설립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 TV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폴란드에는 냉장고 생산 법인이 있다. 이들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자동화 등 제조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혁신 기술이나 산업용 로봇 등 자동화 장비 관련 연구를 하겠다는 의미다.
안윤순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장은 “제품 개발 관련 R&D는 한국, 생산성 향상 R&D는 해외법인에서 각각 하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졌다”면서 “(유럽에서) 제조 혁신 관련 연구소를 설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법인장은 “헝가리 생산법인은 삼성전자에서 가장 선진화된 설비를 갖추고 있다”면서 “최근 정보기술(IT)과 연계해 생산설비 자동화 비율을 제고, 생산성이 30% 이상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유럽 생산법인은 현재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 기술을 수시로 도입하고 있다. 헝가리 TV 생산법인은 공장자동화, 인력 배치, 설비 운용 등에서 혁신을 시도해 온 대표 사례다. 연구소를 설립, 현지에 맞는 기술 혁신을 체계화해 주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내부에 국내외 제조법인 생산성 향상과 혁신을 연구하는 `글로벌기술센터(GTC)`를 두고 있다. GTC는 특정 사업부에 소속되지 않은 전사 조직이다. TV, 휴대폰, 생활가전 등 각 사업부에서 필요한 제조 공정을 혁신하고 선행 기술을 연구한다. 산업용 로봇 등을 개발, 생산라인을 고도화하는 연구가 핵심이다.
유럽에 설립할 제조기술 혁신 연구소는 GTC 산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 조직과 생산 현장이 연결되면 현장에 필요한 기술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개발한 기술을 생산라인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자동화기술과 제조공정, 로봇 등을 연구하는 전사 조직으로 글로벌 기술센터가 있다”면서 “해외 제조기술 혁신 연구소는 별도의 연구소로 설립하기보다 글로벌 기술센터 산하 조직이 될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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