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 등 미 과학자 375명 "트럼프 반대"

스티븐 호킹.
스티븐 호킹.

미 정보기술(IT)업계에 이어 과학계도 막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반대표를 던졌다.

지구 온난화에 반하는 행보를 보였다며 “그에게 투표해서는 안된다” 내용을 담은 공개 서한을 지난 20일(미국시간) 발표했다.

서한에는 천재 물리학자로 유명한 스티븐 호킹을 비롯해 총 미 국립과학아카데미(NSA) 소속 과학자 375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NSA 입장이 아니다. 과학자들 개인 의견”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미 과학자들이 트럼프에 화난 것은 그가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취소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구온난화가 미국 산업을 방해하기 위한 중국의 선전이며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파리협정(Paris Accord)` 오는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협약이다.

195개 당사국 가운데 55개국 이상이 비준하고, 비준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 배출량의 55% 이상이 되면 발효된다.

서명에 참가한 NSA 소속 과학자들은 트럼프라는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공화당 대선 후보가 파리협정 철회를 주창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것”이라며 “파리 기후변화협정을 이탈할 경우 지구 기후는 물론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 신뢰에 장기적이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가 믿음이나 날조, 음모가 아니라 물리적현실이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 조치를 취하는 핵심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월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과 위키피디아 창업자 지미 웨일스, 폴 제이컵스 컬컴 회장 등 미국 하이테크 분야 인사 145명은 트럼프가 혁신에 저해되는 인물이라며 반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