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휴대용 수력발전기를 개발한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에너지와 제조업을 결합한 남다른 길을 가고 있는 대표 혁신가다.
휴대용 수력발전기라는 낯선 아이템을 들고 미국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할 때 박 대표는 시장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제품을 공개하자 아웃도어 시장에서 많은 사업자와 이용자가 메일을 보냈다. 당장 사업 제휴 제의는 아니라 하더라도 미국 내 인증 시스템 통과나 파트너 소개를 돕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일반 사용자도 그의 제품 아이디어를 칭찬하며 이런 저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들은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가 끊임없이 들어오는 것이 산업이 더욱 커지는 효과를 만든다고 했어요. 미국 아웃도어 시장도 메이저 시장은 아니에요, 틈새시장에서 커 왔어요. 그들은 자신들도 처음에는 도전자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잊지 않았어요.” 박 대표가 전한 이야기다.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는 시장이지만 한편에서는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하지 않으면 산업과 시장은 고인 물처럼 썩는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과학교육 목적으로 휴대용 수력발전기를 활용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 왔다.
또 다른 한국 청년 창업가가 만든 휴대용 디제잉기기는 미국 초·중학교에서 음악 수업 교구로 채택됐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러한 제안들이 `한국에서 먼저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새로운 제품이 등장할 때 해외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사례를 찾는다. 우리 스스로 새로운 혁신 제품의 첫 번째 파트너가 되는 것에는 다소 인색하다.
중소·창업 기업에 기회를 주는 것은 그들의 제품에 관심을 기울여서 그들의 시장 진입을 돕는 것이 첫 번째다. 문을 여는 것은 개척자만의 몫이 아니다. 기존 산업과 시장도 문을 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진정한 혁신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도전자를 기꺼이 받아들일 때부터 시작된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