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자 기술이 부딪히고 있는 집적화 한계와 소모 전력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 폰 노이만 방식에 근거한 기술들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 소자 및 아키텍처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병훈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미국 IBM과 세마텍(SEMATECH), 삼성전자 등에서 시니어과학자 및 프로그램 매니저로 활동한 반도체 전자 소자 전문가다.
이 교수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이르는 반도체 산업 황금기의 전방에서 반도체 소자 기술의 개발을 선도했다. 지금은 GIST에서 반도체 기술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실리콘 재료를 대체할 나노 신소재를 발굴하고, 이에 기반한 새로운 개념의 소자 개발을 위한 연구다. 기존 반도체 기술 개발이 제한적인 재료와 구조 안에 머물며 집적도만 높이는 개발에 편중된 반면에 이 교수는 기존 틀을 완전히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대안을 제시한다. 사람의 두뇌를 모사하는 뉴로모픽소자 연구, 그래핀을 이용한 터치센서 연구, 3차원 집적소자 연구 등은 그가 수행한 차세대 소자 연구의 대표 사례다.
그래핀 등 나노 신소재에 기반한 `다치논리소자`는 그가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전자 소자 기술이다. 현대 반도체 전자 소자는 0과 1만을 표현하고, 이 두 가지 신호를 조합해 정보를 처리하는 `이진논리소자`에 기반하고 있다.
이 교수는 0과 1 외에 다중 신호를 표현하고 이들을 조합하면 더욱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는 데 착안해 그래핀 등 나노 신소재를 이용해 이를 구현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래핀 트랜지스터 및 이를 이용한 3진논리소자` `전압변조다중유전율소재` 등은 이미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이 같은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창의소재 디스커버리사업에 선정돼 지난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진행된다.
정부가 산업 파급력이 큰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추진하는 `4대 챌린지 프로젝트`에서 `초저전력 미래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기획 책임도 맡았다. 사물인터넷 기반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반도체 기반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셈이다.
그는 “초저전력 미래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은 2024년까지 3066억원이 투입되는 미래 소재 디스커버리 사업으로 이를 중심으로 28개 연구단을 운영한다”면서 “현재의 1000분의 1 이하 소모전력과 100배 이상 향상된 정보 처리 속도를 갖는 나노 정보 처리 소자를 개발해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이 보편화 될 사물인터넷 기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대전=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