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 바퀴 봐. 저렇게 빨리 도는데도 지면에 착 붙어 있네” “요리조리 정말 잘 다닌다!”
지난 24일 현대자동차가 `핫 해치(Hot Hatch)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개최한 해치백 레이싱 대회에서 관객들의 환호와 감탄이 이어졌다.
잠실 종합운동장 한 켠에 마련된 관람석에는 운전을 즐기는 동호회 회원들이 가족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자동차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들인 만큼 보는 눈이 남다르다. 경주에 참가한 운전자들의 운전 방식뿐만 아니라 i30에 대한 품평도 쏟아낸다.
이날 열린 해치백 레이싱 대회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다. 8자·원선회·S자 코스 주행을 주어진 시간 안에 도는 `짐카나 경기`로 진행됐다. 단체전 15개팀(총 75명)과 개인전 30명이 참가해 우열을 다퉜다. 개인전 1등이 41초대를 기록했으며 2~3위는 42초대를 찍었을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정해진 코스를 돌아야 하는 경기다. 대부분 0.5초 정도로 순위가 갈리는 정도인데 바닥에 누워 있는 콘을 잘못 건드리면 1초가 더 붙는다. 빠르고 정확하게 곡선을 그리는 해치백의 성능을 보여주는 경기다.
현대차는 24일 잠실 종합운동장에 특설 행사장을 마련해 해치백 레이싱대회와 핫 해치 콘서트 등을 개최했다. `핫 해치(Hot Hatch) i30`로 펀 드라이빙을 즐기는 20~30대 취향 저격에 나선 것. 이를 통해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SUV)로 양분된 국내 자동차 시장에 해치백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전략이다. 레이싱대회도 일반인이지만 누구보다 펀 드라이빙에 관심이 많은 운전자들을 통해 i30를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해치백은 트렁크 부분이 뒷좌석과 연결된 자동차로, 민첩한 움직임이 특징이다. 신형 i30는 차체 강성이 높아져 울퉁불퉁한 노면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을 할 수 있다. 접지력도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미있는 드라이빙을 즐기면서도 실용적인 차로 유럽에서는 큰 사랑을 받지만,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에서는 찬밥 신세다. 국내 해치백 시장은 10년 전 4000대 수준에서 작년 2만9000대 규모로 7배 이상 커졌지만 여전히 비주류다.
현대차는 해치백에 걸 맞는 드라이빙의 문화적 토양을 다져 해치백 시장을 일으킬 계획이다. 20~30대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각종 이벤트도 이어간다. 해치걸(Hatch girl)도 그 일환이다. 해치걸은 지난 7일 i30 출시일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헬맷 속에 정체를 감춰왔다. 카레이서들에게 집중 훈련을 받은 해치걸은 카레이서 같은 i30 주행과 함께 그 정체를 공개했다. 해치걸 유승옥씨는 건강미로 20~30대에게 인기가 높은 인물이다. 페스티벌 장소에서 i30로 고속 8자 주행, 원선회 주행 등을 선보이며 관중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현대차는 지난 23일 페스티벌에 앞서 기자 시승회를 통해 i30 성능을 뽐내기도 했다. 시승행사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강원도 홍천 샤인데일 CC까지 신형 i30 1.6 터보 스포츠 프리미엄 풀옵션 차량을 타고 약 58㎞를 시승했다. 샤인데일CC 인근 S자 언덕길에서는 시속 70~80㎞ 속도를 내는 와중에도 언더스티어링이나 오버스티어링 없이 핸들과 딱 맞아 떨어지는 각도로 차가 움직였다. 가솔린 1.6 터보 엔진과 7단 DCT 조합으로 1000rpm대에서도 힘이 실려, 펀 드라이빙의 진수를 선보였다. 차체 강성이 높아진 것은 안전성에 안정성을 더했다. 거친 노면으로 인한 흔들림도 잡아준다. 신형 i30는 초고장력 강판 비중이 기존 차량의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김기철 현대차 과장은 “한정된 장소와 시간문제로 27개 동호회만 참가하게 됐다”며 “핫 해치 페스티벌과 다음달 일반인 대상으로 여는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포함해 신형 i30의 진수를 느끼는 이벤트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