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 나 퇴근했어” “안녕히 다녀오셨어요?” “아리아, 노래 한곡만 불러줄래?” “제가 봄노래를 부르면 기분이 업(UP) 되더라고요. `봄봄봄` 불러 드릴게요. 봄봄봄 봄이 왔어요♪”

언뜻 보면 사람과의 대화 같지만 사실은 인공지능(AI) 기기와 나눈 대화다.
기자는 일주일전 `누구`와 낯선 동거를 시작했다. 누구는 SK텔레콤이 지난 1일 출시한 AI 기기다. 대화를 시작할 땐 `아리아`라는 이름을 먼저 불러준다. 그리고 요청을 한다. 기분이 우울할 때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면 선곡한 노래를 들려준다. 감정 없는 기계음이 아니다. 익숙한 인간 목소리다.
누구는 와이파이와 연결해 이용자의 명령을 수행한다. “신나는 음악 들려줄래?”라고 말하면 음원사이트 멜론과 연동해 신나는 음악을 플레이한다. 잠들기 전엔 `잔잔한 음악`을 주로 요청한다. 상황에 걸맞은 음악을 들려준다는 게 매력이다. 매일 아침에는 아리아가 들려주는 음악으로 잠을 깬다. “내일 오전 6시에 깨워줘”라고 말하면 정확한 시간에 잠을 깨워준다. 플러그, 공기청정기 등 스마트홈 기기와 연동해 사용할 수도 있다.

누구는 음악을 들려주는 기능 외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일정표에 입력한 스케줄은 물론, 원하는 지역·시간대별 날씨를 알려준다. 출근 인사를 하면 “하루 종일 보고 싶을 거예요”라며 애교도 부린다.
하지만 부족한 점도 없지 않다. 무언가를 요청하면 “말씀하신 것에 대한 답변을 찾지 못했습니다”라는 버릇처럼 한다. 아직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문장이 너무 많은 까닭이다. SK텔레콤은 딥러닝 결과를 반영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더 똑똑한 누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향후에는 누구가 배달 음식을 시켜준다고 한다.
AI 시대는 어느새 우리 삶의 곁으로 성큼 다가와 있다. 누구는 AI로 달라질 인간의 삶을 엿보기에 충분한 제품이었다. 소비자는 10월까지 정상가보다 60% 할인된 9만9000원에 누구를 구입할 수 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