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7일 미국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 소속 안전서비스 담당자가 대전을 찾았다. 세종까지 도로 87.8㎞ 구간에 설치된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이 시스템은 차량끼리, 또는 차량과 도로 간 실시간 교통 정보를 주고받으며 사고를 예방하는 것으로, 최근 구축이 완료됐다. DOT 담당자는 도로공사 등 국내 관계자들과 차를 타고 C-ITS를 경험했다. 주변 교통상황과 급정거 등의 정보가 실시간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것을 본 그는 “아주 멋지다(Wonderful)”고 평가했다.
전자부품연구원(KETI)이 개발한 차량통신(V2X) 기술 `웨이브(WAVE)`가 대전과 세종 구간에서 시범 운영 중인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에 접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연구실에 머물렀던 차량통신 기술이 실제 서비스에 접목돼 상용화 및 기술 확산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어서다.
웨이브는 쉽게 말해 자동차를 위한 통신 기술이다. 차량주행 상황에서 차량대 차량, 차량대 기지국 등 상호통신을 통해 도로나 차량 돌발위험 정보를 실시간 전송해 추돌사고, 낙하물 사고 등을 예방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KETI는 통신에 필요한 모뎀과 소프트웨어, 단말기, 기지국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대전과 세종 구간 시범사업이 관심을 끄는 건 국내 개발된 차량통신 기술이 실제 서비스로 구현돼서다.
해당 구간을 달릴 때 운전자는 갑자기 발생해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상황을 미리 대처할 수 있는 정보들을 받는다. 일례로 앞이 보이지 않는 모퉁이에서 길을 건너는 보행자나 차량운전 중 전방 도로에 떨어진 낙하물, 전방 사고 발생 등의 정보가 통신을 통해 단말기로 제공된다.

이 같은 서비스는 그동안 불가능했던 일이다. 도로 정체 여부 정도만 내비게이션 지도상에 제공되는 수준에 그쳤다.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 공유하지 못해서인데 차량통신 기술 등장으로 안전운전을 한 차원 끌어 올릴 수 있게 됐다.
차량통신 기술은 또 앞으로 다가올 자율주행차와도 밀접해 관심을 끈다. 자동차 스스로 운행을 하기 위해서는 도로 및 교통 정보가 필수다.
KETI는 자체 개발한 차량통신 `웨이브` 기술의 성능을 자신했다.
임기텍 KETI 모빌리티플랫폼연구센터장은 “차량통신의 요구사항인 전 구간 평균 90% 통신 성공률을 훨씬 상회하는 95% 이상까지 기록했다”며 “상용화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고 특히 시설물이나 건물로 무선통신 환경이 좋지 않은 국내 도로에 최적화됐다”고 강조했다.
대전-세종 구간 시범 서비스는 내년 7월까지 진행된다. 사고 예방이나 안전운전에 도움이 되는지, 개선사항은 없는지 등을 평가 받아 기술 개선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기술을 확산시켜 본격적인 사업화와 해외 수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