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예비입찰이 예상보다 흥행하면서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 가능성이 짙어졌다.
일각에서는 민영화 이후 시중은행 경쟁 구도가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3강 구도에서 우리은행까지 가세한 4강 구도로의 개편 전망도 나온다.
특히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회사가 앞으로 우리은행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까지 있어 지배주주가 없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추월도 가능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3070억원, 상반기 누적 7503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무려 전년 동기 대비 45.2%(2334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35.8% 증가한 2분기 손익 또한 인력 효율화를 위한 명예퇴직 비용(920억원)을 감안할 경우 두 분기 연속 분기당 약 40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저금리 기조 지속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적정 수준(1.6%)의 대출 성장과 포트폴리오 질 개선을 통해 이자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13억원(7.4%) 증가하는 등 견고한 이익 창출 능력을 보였다.
특히 건전성 부문에서 뒷문 잠그기를 통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고정이하여신비율 1.06%, 연체율 0.57%를 기록함으로써 전년 말 대비 각각 0.09%포인트(P) 및 0.25%P 개선되는 등 시중 대형 은행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실적 발표 이후 각 증권 시장에서는 `더 이상 과거의 우리은행이 아니다`라는 평가와 더불어 목표 주가를 대거 상향 조정했다.
네 번째 민영화 시도 불발 이후 우리은행 주가는 은행주 전반의 약세 속에 하락세를 그려 왔다. 올해 6월 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확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1만원 밑으로 떨어졌지만 7월 중순 실적 호재 등에 힘입어 1만원대 회복 후 오름세를 되찾았다.
특히 지난달 22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예금보험공사(예보) 보유 우리은행 지분 30%에 대한 매각 절차를 공식 발표하면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신한은행 등 3대 시중은행이 그동안 시장을 나눠 먹는 상황에서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이 라이벌로 떠오른 셈이다.
이후 관전 포인트는 우리은행의 민영화 완성 시기와 강도다. 정부는 연내 예보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30%를 먼저 팔고 나머지 18.09%를 내년 하반기 이후에 내놓을 예정이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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