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에서 고장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만약 그 발전소가 원자력을 이용한다면 그 이후는 상상만 해도 끔찍할 수 있다. 만약 발전소의 고장 및 장애요인을 미연에 방지하고 해결할 수 있다면, 그만큼 높은 효율과 신뢰를 담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BNF테크놀로지(대표 서호준)는 원자력 발전소 감시시스템 분야 기술 자립으로 해외수출을 통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지난 2000년 설립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한국형경수로 발전소감시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서 대표는 국내 기술력 부족으로 해외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쓸 수 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개탄하며, 프로젝트에 참가한 연구원들과 함께 BNF테크놀로지를 창업했다.
이 후 BNF테크놀로지는 국내 여러 원자력발전소의 감시시스템 개발과 교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목표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현재는 거꾸로 해외 고객의 신뢰를 받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는 복합 및 화력발전소에 설치된 다국적기업의 DCS HMI를 교체하기도 했다. 현재는 신규공급과 유수 기업의 고유 DCS HMI를 동시 교체할 수 있는 전문 기업으로 우뚝 솟았다.
BNF테크놀로지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조기경보시스템인 ‘PHI’를 꼽을 수 있다. ‘Plant Health Index’의 줄임말로 직역하면 ‘발전소의 건강지수’라고 해석할 수 있다. 주요 기기의 상태변화를 감지해 기능적인 결함뿐만 아니라 잠재 고장과 숨은 고장에 대한 조기경보를 제공해준다.
PHI의 가장 큰 강점은 접근성이 높다는데 있다. 숫자로 플랜트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건강지수를 통해 기기의 건전성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플랜트의 종합 건강상태 및 변화까지도 실시간 점검할 수 있다.
알아보기 쉽고 사용하기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데이터를 쉽게 이해하고 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경험을 기반으로 한 사용환경을 구현하겠다는 BNF테크놀로지의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이를 통해 상태변화에 대해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 정교한 알고리즘을 통해 고장을 예측해주고, 실시간 튜닝기업을 통해 예측모델을 최적화해 준다.
과거 운전정보를 토대로 예측모델을 제작해주고 정상운전구간만을 선택해 데이터를 샘플링, 학습모델 제작도 가능하다. 예측값과 현재값을 토대로 건강지수를 계산해 현재 플랜트 상태를 알려준다. 경보레벨에 기초해 플랜트의 이상징후를 조기에 알려준다. 신호별 알람 카운트가 있어 이상 징후가 몇 회 발생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트렌드로 바로 연결해 이상징후를 신속 조회할 수 있다. 엑셀이나 PDF로 저장해 보고서도 제작해준다.
한편, BNF테크놀로지는 운전정보솔루션(PRISM)과 소마트모니터링 솔루션(OMS), 실시간 온라인 성능감시 솔루션(ETOPS), 혼탄 운영관리 솔루션(ECOMS), 보일러 튜브정비관리 솔루션(BTMS)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글로벌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 서호준 대표 “외산종속에 대한 안타까움 딛고 토종기술로 승부”
“한국도 충분한 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외국 기술에 의존해야 한다는 게 안타까웠다. 국가적으로도 국산화를 통해 기술력을 높이고 해외 수출까지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호준 BNF테크놀로지 대표의 말에는 힘이 실려 있다. 플랜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한국이 충분한 기술력을 갖췄는데도 불구하고 외산 업체에 의존해야 한다는 게 못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서 대표는 한국원자력 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연구원들이 연구가 완성되면 그 부분을 산업체로 이관해줘야 하는데, 받을 곳이 없었다. 이러한 사정으로 한국전력기술회사에서 근무하던 서 대표는 발전소 감시계통 작업과 관련해 국산화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력이 있다고 판단, 지난 2000년 연구원들과 함께 현재 회사를 설립했다.
서 대표는 “플랜드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부분을 가지고 국산화해서 외국에도 뒤지지 않도록 기술력을 높이고 해외 수출도 할 수 있어야 국가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회사 설립할 때부터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자고 결의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 대표가 가는 길은 누구도 가지 않는 쉽지 않은 길이었다. 당시 국내 플랜트 소프트웨어 사업은 외산업체들이 독식했다. 국내서는 이렇다할 기술이 없어 고객이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외산업체들의 솔루션은 스탠다드형으로 국내 사정에 맞게 바꿔야 하는데, 이마저도 어렵고, 가격도 어마어마했다.
서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돈을 보지 않았다. 몇 십억하는 프로젝트를 몇 천만원 받고 진행하기도 했다”며, “발전소가 비상정지 되면 그에 따른 손실이 엄청나다. 초기에는 돈보다는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한 번은 각서를 쓰기도 했다. 발전소가 정지하게 되면 하루에도 몇 억의 손실을 보게 된다. 각서는 BNF테크놀로지의 플랜트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는데 발전소가 비상정지된다면 고객사에게 하루 몇 억을 보상해준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서 대표는 “각서를 쓰는게 리스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자신이 있었다”라며, “이러한 과정이 하나둘씩 쌓이면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전소에서의 고장은 예기치 않게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작은 고장이라도 엄청난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서 대표는 자리에서 바로 매달 작성되는 발전소 고장 예측 분석 자료을 보여줬다. 두꺼운 책 한권을 만들 정도로 분석 사례가 많다. 그만큼 고장 발생 확률이 높다는 증거다.
서 대표는 “사람이 달리면 심박수가 빨라진다. 달리기를 멈추고 쉬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잘 때는 맥박이 더 느리게 뛴다”며, “만약 달리고 있는데도 맥박수가 느리게 뛴다면 평소와는 다른 상태고, 심정지가 발생할 수도 있다. 평소와는 다른 징후를 보이면 이를 찾아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게 PHI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하인리히 법칙을 들 수 있다. 산업 안전과 관련해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29개의 징후가 발생하고, 또 29개의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300개의 징후가 발견된다는 법칙이다. PHI는 300개의 징후부터 찾아주는 셈이다.
PHI의 특징은 발전소의 건강상태를 수치화해서 보여준다는 점이다. 고객사와의 끈끈함이 반영된 결과였다. 서 대표는 “2007년 당시 발전소에 있던 전무가 전체 발전소 상황을 아침에 보고받는데 1시간 후에 비상정지 됐다는 보고를 받으면 너무 당황스럽고 힘들어, 발전소 상태를 숫자로 알고 싶다고 제안했다”며, “2주에 걸쳐 팀 내 연구원들과 머리를 싸매고 연구한 결과 숫자화가 가능한 알고리즘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숫자화 알고리즘이 도입된 PHI는 미국에서도 인정받을 만큼 유니크한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 대표는 “미국,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인도 등 발전소와 정유, 화학, 철강, 담수화 산업 등에 BNF테크놀로지 솔루션이 진출해있다”며,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에 지사를 설립했다. 텍사스 오스틴 주립대학 발전소에 플랜트 소프트웨어가 도입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서 대표는 BNF 테크놀로지의 성장을 위해 ‘7+1’이라는 핵심 가치를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서 대표는 “존중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 탁월함, 공정, 정직, 겸손, 윈윈과 열정이 넘치는 회사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한다”며, “각각의 가치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추천을 통해 매달 포상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사항은 [유망SW TOP 15] - BNF테크놀로지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