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방송] ‘미래일기’,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감동+웃음 다 잡았다

[ON+View┃방송] ‘미래일기’,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감동+웃음 다 잡았다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가짜지만 진짜와도 같다.

지난 9월 첫 선을 보인 MBC 예능프로그램 ‘미래일기’가 참신한 소재로 시청자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미래일기’는 시간 여행자가 된 출연자가 자신이 원하는 미래로 가서 특별한 하루를 정해 살아보는 시간 여행 버라이어티다. 일명 ‘내 인생 미리 보기 프로젝트’로 출연진들이 각자 알 수 없는 미래를 살아봄으로써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고 후회의 순간을 방지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지난 2월 설날 특집 파일럿으로 먼저 시청자를 만난 ‘미래일기’. 축구선수 안정환과 배우 강성연과 피아니스트 김가온 부부, 그리고 래퍼 제시가 미래로 시간 여행을 떠나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미래일기’는 재미와 감동, 시청률까지 모두 잡으며 정규 방송으로 편성됐다.

정윤정 PD는 앞서 인터뷰를 통해 시즌제 편성 결정 이유에 대해 “‘미래일기’는 출연자가 계속 바뀌는 짧은 드라마 형식의 프로그램이기에 연속성을 가진 구성이 아닌 셈이다.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특수 분장인데, 기존 예능 프로그램의 구조로는 실행하기가 어렵다. MBC 예능국에서도 빠른 변화에 맞춰 프로그램의 특성과 여러 요건을 고려해 시즌제 편성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연예인이 미래로 가서 자신이 정한 하루를 사는 소재는 마치 콩트와도 같지만, 타임워프 소재와 특수 분장, 가족이 등장한다는 세 가지 요소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제로는 30-40대 출연자들은 자신의 30년 후 모습으로 분장을 하고, 부모님을 만나거나 배우자와 함께 일상을 보낸다. 그냥 일상을 보내는 것일 뿐이지만 이 장면들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전한다. 특히 분장 후 서로의 나이 든 모습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알 수 없는 뭉클함이 전해진다.

지난 파일럿 방송 당시 시청자들은 억지스럽지만 언젠가는 현실로 다가올 힘없고 늙은 모습에 마냥 미소 지을 수만은 없었다. 출연진과 그 가족 역시 먼 훗날 자신의 모습이지만 당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파일럿 당시 감동을 전했었지만 눈물이 많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제작진은 정규 편성 방송에서는 웃음 소재도 충분히 넣었다. 예를 들어 이종격투기 선수 김동현은 노인 분장을 하고 공원에 가서 고난도의 운동 기구를 거뜬하게 소화해 보는 이들을 당황케 해 웃음을 자아내는 등의 웃음거리들이 보였다.

모든 것은 설정이다. 한순간에 늙어버린 자신의 외모를 보고 충격을 받는 이도 있었지만, 예쁘다고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노화와 죽음은 인간에게 있어 결코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시청자들은 ‘미래일기’를 통해 이러한 것들이 피하고 싶은 것들이 아닌 누구나가 겪는 인생의 마지막으로 가는 과정들이며, 거기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미리 체험해보는 시간을 통해 앞으로 남은 인생을 충실하게 준비하고 후회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