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어컨 생산라인이 10월에도 멈추지 않고 가동 중이다. 늦더위 등으로 재고 물량이 거의 없을 정도로 꾸준히 판매되는데다, 공기청정 등 부가기능으로 에어컨이 4계절 가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폭염 특수로 여름 내내 풀가동했던 라인은 여전히 운전 중이다.
4일 LG전자에 따르면 에어컨 생산라인을 현재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에는 에어컨 생산을 8월이면 중단하고 이 라인을 김치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하반기 인기를 얻는 제품 생산용도로 전환했다. 하지만 올해는 폭염으로 9월까지 생산기간을 연장한데 이어 10월에 접어들어서도 에어컨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해도 공급량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 최근에도 서울 낮 기온이 30도까지 치솟는 등 늦더위가 발생하면서 에어컨을 찾는 사람이 이어진다.
LG전자 관계자는 “9월에 생산한 에어컨 물량이 대부분 팔려나갔을 정도로 아직도 에어컨 판매가 지속된다”면서 “예년에는 10월에 에어컨 생산이 중단되지만 올해는 현재도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에어컨 수요에 대응하고, 내년에도 지속 판매될 신제품 위주로 생산을 계속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부분적으로 에어컨 생산을 하고 있다. 수요가 꾸준하지 않아 꾸준히 생산라인을 가동하진 않지만,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전히 에어컨 수요가 있어서 수요량에 따라 간헐적으로 생산을 하는 체제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에어컨이 비수기로 꼽히는 10월 이후에도 생산을 계속하는 것은 에어컨 기능 진화와도 관계가 있다. 기존에는 에어컨이 냉방기기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4계절 가전으로 변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신 에어컨은 강력한 공기청정기능과 제습기능 등을 갖춰 4계절 사용할 수 있다”면서 “봄철 미세먼지가 심할 때 초미세먼지까지 잡아내는 에어컨 공기청정기능을 사용하면 별도 공기청정기가 없어도 되고, 인버터 모터를 탑재한 제품은 절전 기능까지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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