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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터치 기술이 스마트폰에도 들어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성호 지투터치 대표 얼굴에는 미소가 흘렀다. 그동안 노력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시장 변화를 읽고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은 데 대한 보람과 자신감이 엿보였다.
최근 지투터치엔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에 노트북PC용 터치 솔루션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핸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업체인 BOE와 거래가 시작된 것이다. BOE LCD에 지투터치 터치 기술이 더해져 노트북에 탑재되는 내용으로, 최근 HP로부터 100만대 주문을 받았다.
이는 지투터치 뿐 아니라 국내 산업계에도 의미가 남다른 일이다. 노트북에 들어가는 대면적 터치는 수요 확산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에서 대응했던 기업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터치 산업은 스마트폰 위주로 발달하다보니 대면적 저변이 취약했다.
하지만 지투터치는 달랐다. 2009년 설립 이래 `터치` 한 우물을 파, 대면적 터치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디스플레이, BOE와 계약은 지투터치 진가를 보여준 사례인 셈이다.
이성호 대표는 “BOE 수출은 대면적 터치를 주도하고 있는 중화권 지역에 진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고객 반응이 좋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터치 산업은 지난 몇 년 사이 크게 흔들렸다.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급부상한 산업이었지만 기술 변화로 지금은 수많은 기업이 문을 닫았다.
얇고 가벼운 스마트폰을 만드려는 제조 트렌드에 따라 디스플레이에 별도 부품으로 부착되는 형태(애드온)의 터치가 사라지고 디스플레이 내부로 흡수돼서다.
지투터치는 이런 흐름을 읽고 일찍부터 일체형 터치 기술(온셀, 인셀)을 준비해 험한 파고를 넘을 수 있었다.
특히 노이즈가 적고, 비동기식 구동방식으로 디스플레이 해상도·크기와 무관하게 적용이 가능한 점, 공정이 단순해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이 회사를 이끌어 왔다.
다음 목표는 스마트폰이다. 글로벌 기업과 구체 협상도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년 실제 결과물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성호 사장은 “지투터치는 작은 벤처기업이지만 등록 출원된 특허가 200여건에 달할 정도로 차별화된 기술력과 세계적인 터치 기업 이상의 특허를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양대 축으로 삼아 본격적인 성장궤도를 그리겠다”고 말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