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기업 A사는 공공시장 진출을 두고 지난 몇 달 동안 고민에 빠졌다. 서비스와 기술력만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난관이 있었다. 공공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클라우드 보안 인증`이 필요하다. 인증 시간과 비용 등을 계산하니 수십억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했다. 한 해 수익 대부분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공공 시장에서 투자 대비 수익을 얼마나 올릴지 예상하기도 어렵다. A사는 여전히 공공 시장 진출에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5년 클라우드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클라우드 분야 중소기업은 32만7800개로 전년도(20만9550개) 대비 56% 성장했다. 중견기업 성장률(39.5%)에 비해 10%포인트(P) 이상 높다. 많은 중소기업이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든다.
그러나 이들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자리 잡기는 점차 어려워진다.
지난해 클라우드법 시행 이후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KT, SK주식회사 C&C 등 대기업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자본력이 있는 회사가 활발히 움직인다. 각자 데이터센터와 전문 인력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고객 잡기에 혈안이다. 국내 대기업은 공공 시장이 주 타깃이다. 해외 기업도 조만간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력을 발판 삼아 보안 인증도 무리 없이 진행한다.
이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설자리는 점차 줄어든다. 기술력이 있어도 자본력에 밀려 제대로 사업을 펼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 이는 서비스형인프라(IaaS)뿐만 아니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서비스형플랫폼(PasS) 등 전 클라우드 분야에서 동일한 현상이다.
최근 SaaS 분야 강자인 세일즈포스닷컴뿐만 아니라 SAP, 오라클 등 주요 소프트웨어(SW) 회사들도 국내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한다. 자칫 클라우드 시장도 외산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외산 기업이나 서비스에 밀리지 않으려면 중소기업 지원이 절실하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클라우드는 공공 시장에서 대기업 참여 제한 예외 사업에 속하기 때문에 중견·중소기업을 위한 울타리도 없다”면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사업에 참여하거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정부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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