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이 자회사 웹젠플레이 84명의 개발자 전환 재배치에 나섰다. 회사가 진행하던 게임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다른 업무로 개발자들을 보낸다. 퇴사 의사를 밝힌 10여명을 제외하고는 개인의사를 참고, 다른 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웹젠은 회사에 남길 원하는 직원 대부분을 품었다. 최근 성적이 좋아 체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온라인게임 `뮤` 지식재산권(IP)을 중국 게임사에 제공, 로열티를 받고 이를 역수입해 매출과 이익을 높였다.
웹젠은 그마나 나은 편이다. 국내 게임업계는 최근 1~2년 동안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의 체질을 전환하는 등 선제 구조조정을 해 왔다.
웹젠보다 덩치가 큰 게임 회사도 규모를 줄였다. 몇 년 전부터 10명 전후로 활동하는 개발팀이 많아진 이유다. 투자를 받거나 팀을 유지할 정도의 매출을 올리면 다행이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곳도 많다.
앞으로 구조조정 시도는 더욱 잦아질 것이다. 한국 게임업계가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게임은 더 이상 세계 시장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내기 힘들다. 몇몇 글로벌 회사만 살아남는 레드오션이다. 웹젠플레이가 재배치한 인력의 상당수는 온라인게임 `라이트폴` 개발자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회사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견회사는 내년 생존을 장담하지 못한다. 대형 회사는 글로벌 진출의 디딤돌을 놓기 위해 국내 시장 독과점 구조를 더 강화한다.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고용은 대형 회사 위주로 쏠릴 가능성이 짙다. 신입사원은 넘치고 시니어는 성공을 경험한 일부만 남을 것이다.
여력이 있는 중견·대형 게임사는 이제라도 인력에 손대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 회사는 살아남아도 업계 전반에서 고용, 인력 양성, 연구개발(R&D)은 망가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경영자는 직원들과 함께 겨울을 버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생태계 파편화를 막기 위해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