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EMC가 한국 사업 비전을 첫 공개했다. 델EMC 엔터프라이즈 사업 수장 김경진 대표는 IBM, HP(현 HPE) 양대 산맥을 이루던 우리나라 IT시장에서 1조원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델EMC코리아는 1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델EMC 포럼`과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시장 전략을 밝혔다.
지난 9월 7일 합병 공식 발표 후 국가별 통합작업이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연구개발(R&D) 조직을 통합했고, 영업과 지원 조직도 내년 2월까지 마무리한다. 지사장급 임명은 마쳤다. 나머지 임원 인사도 올해 안에 발표한다. 델EMC코리아는 한국EMC 대표였던 김경진 사장이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서버, 스토리지 등)를 총괄한다. 델코리아 커머셜 사업부는 싱가포르 본부에서 총괄한다.
서로 다른 사업영역을 영위한 만큼 약점을 보완해 시너지를 낼 기회가 많다고 판단했다. EMC는 전 세계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에서 1위, 델은 x86서버 시장에서 2위를 기록 중이다. 서버, 스토리지를 결합하거나 연계 영업을 강화한다. 고사양급 스토리지 시장에 초점을 맞췄던 EMC와 저사양급 서버·스토리지 시장에 강점을 보인 델인 만큼 부족한 부분도 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랭크 하우크 델EMC 고객 및 시장전략 총괄사장은 “델은 저렴한 가격대에 적절한 제품을 공급했고, EMC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가치 중심 사업을 해왔다”며 “두 회사 장점을 최대한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 비전도 제시했다. IT 양대산맥이던 한국IBM, 한국HPE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1조원대` 기업이 목표다.
김경진 델EMC코리아 엔터프라이즈 총괄사장은 “한국에서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하려면 델EMC코리아가 본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 이상이 돼야 한다”며 “기존 델코리아 구성원과 힘을 합치면 1조원 매출 달성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가 한국에서 거둔 매출은 2014년 기준 약 6500억원이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 하드웨어(HW) 시장을 고려할 때 매출 1조원 달성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된다. 서버, 스토리지, 데이터보호, 가상화 등 제품 라인업이 대폭 늘면서 영업, R&D 측면에서 부담이 가중된다. 중형급 스토리지를 제외하고 겹치는 제품도 없어 수익성이 떨어지는 제품에 대한 교통정리 필요성이 제기된다.
프랭크 하우크 사장은 “미드티어(중형급) 스토리지 시장에서 일부 겹치는 제품이 있지만, 가격대가 달라 경쟁제품이라고 부르기 어렵다”며 “라인업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