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단종]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대 위기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사상 최대 위기를 맞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지켜 온 삼성전자는 `위기 극복`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애플, 화웨이 등 경쟁기업 도전도 거세다. 삼성전자는 지금부터 `혁신`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교환품에 대해서도 전세계 판매와 교환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11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교환품에 대해서도 전세계 판매와 교환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11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삼성전자는 11일 갤럭시노트7 단종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 갤럭시노트7의 판매 중단에 따라 생산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19.6%로 1위를 차지했다. 경쟁사 애플은 8.8%로 2위, 중국 화웨이는 7%로 3위에 각각 올랐다. 삼성전자는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중동 등 대륙별 점유율에서도 부동의 1위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끊임없는 연구개발(R&D)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 온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제조업으로서 상위권을 지켜온 유일한 기업이다.

갤럭시노트7은 출시 이후 15일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150만대를 팔았다. 홍채인식, S펜, 삼성패스 기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가장 앞선 기술력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삼성전자 주가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160만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삼성전자가 잇따른 발화 사고로 단종을 발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는 위기에 봉착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신뢰도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은 아무도 예상하기 어렵다. 미국 애플과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에는 기회가 분명하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달 2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관련 긴급 브리핑을 마치고 고개를 떨구며 퇴장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달 2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관련 긴급 브리핑을 마치고 고개를 떨구며 퇴장하고 있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경쟁 모델인 애플 아이폰7 시리즈 점유율 반등 기회가 될 전망”이라면서 “600달러 초고사양 스마트폰이 40% 이상 판매되는 북미 시장은 물론 유럽, 중국 지역에서도 경쟁사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아이폰7 대항마로 아껴 둔 갤럭시노트7 블랙오닉스 모델도 생명력을 잃었다. 삼성전자는 리콜의 멍에를 벗기 위한 카드로 블랙오닉스를 당초 예정보다 조기에 투입했지만 단종으로 아이폰7을 견제하겠다는 꿈도 사라졌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업 절반을 책임지던 갤럭시노트7 단종 충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단종으로 인한 후속작에 대한 우려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앞으로 출시할 갤럭시노트8, 갤럭시노트9 등도 `갤럭시노트7 후유증`에서 벗어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자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이점을 고려해야 한다. 자칫 후속작이 유사한 문제에 빠진다면 그결과는 상상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 혁신과 품질평가 등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세계 1위가 아닌 `가장 좋은 스마트폰`을 만드는 기업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통상 3월에 출시되던 갤럭시S 스마트폰의 조기 출시로 기사회생을 노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전에는 볼 수 없던 차별화한 보급형 제품으로 반전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