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제 아무리 ‘악마의 입담’을 가진 탁재훈이라도 생방송에서 애드리브 쇼를 펼치기는 무리였을까.
지난달 3일 첫 방송한 tvN 라이브 코미디쇼 ‘SNL 코리아8’(이하 ‘SNL 8’)이 벌써 6회나 방송됐다. 이전 시즌보다 확실히 강해진 사회 풍자와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소재들을 활용해 더욱 트렌디해진 코너들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SNL’ 신입생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Mnet ‘음악의 신2’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펼친 이수민과 배우 이광수 닮은꼴 이명훈을 비롯해 김소혜, 장도윤 등도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모든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가는 것 같은 ‘SNL 8’의 유일한 고민거리는 탁재훈이 진행하는 코너 ‘새터데이 나이트라인’이다.
‘SNL 8’의 대미를 장식하는 ‘새터데이 나이트라인’은 ‘위크엔드 업데이트’ 대신 새롭게 만들어진 코너로, 앵커 탁재훈이 기자 역할을 맡은 크루들을 상대로 대본 없이 애드리브로만 코너를 진행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순발력과 재치, 능수능란한 애드리브 실력을 갖춘 탁재훈이기에 방송 전부터 많은 기대가 모아졌다.
‘SNL 8’ 연출을 맡은 민진기 PD는 “탁재훈이 크루로 합류한 후 시청률이나 화제성 모두 100% 만족한다”며 “특히 김앵란, 김경호, 마이클 기자 등과의 ‘케미’도 좋아 ‘악마의 입담’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것 같다”고 탁재훈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6회가 방송된 현재까지 아직 탁재훈의 진가는 발휘되지 않은 모습이다. 매회 무난하게 방송을 마치기는 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의 웃음을 선사하지는 못하고 있다. 스스로도 초조한 나머지 무리한 애드리브를 던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물론 탁재훈의 애드리브 실력이나 순발력만을 탓할 수는 없다. 그 어떤 베테랑 방송인이라도 생방송은 항상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본마저 없으니 탁재훈이 갖는 압박감은 상당하다.
또, ‘새터데이 나이트라인’이 ‘위크엔드 업데이트’처럼 한 주간의 시사 이슈를 다루는 만큼 탁재훈이 이를 애드리브 소재로 마음껏 요리하기란 쉽지 않다. 민감할 수도 있는 뉴스를 함부로 언급했다가 자칫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위험성도 있다.
워낙 어려운 역할을 맡았고, 크루로 합류한 첫 시즌이기 때문에 탁재훈은 아직 적응기를 거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그의 적응기를 오래 기다려줄 수는 없다.
탁재훈의 적응이 빨리 이뤄지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역할을 변경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현재 그는 ‘SNL 8’에서 ‘새터데이 나이트라인’만 진행할 뿐 콩트 연기를 펼치지는 않는다.
기존 방식에서 대본을 투입시키거나 과감하게 역할을 바꿔 탁재훈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롤을 만들어주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
민 PD는 “탁재훈 본인도 매주 생방송 애드리브에 대한 부담감과 맞서서 최선의 방송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몸이 풀리고 있고, 안정적인 진행 능력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으므로 곧 부담스러운 느낌은 사라질 거라 생각한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 “본인이 콩트나 연기에도 열정을 보이고 있어 탁재훈의 활약은 ‘새터데이 나이트라인’에 국한 되지 않고 넓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