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갤럭시노트7 사태`는 대응 여부에 따라 삼성전자가 초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강화하는 `좋은 약`이 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삼성전자 브랜드는 세계 상위권이다. 브랜드 컨설팅 그룹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7위로 아마존, 페이스북 등을 따돌렸다. 지난해 영국 브랜드파이낸스는 `2015년 글로벌 500 연례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를 90조원으로 평가, 브랜드 가치 세계 2위 기업으로 올려놓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하락은 단기적으로 불가피하다.
하지만 잘 대처하면 맷집이 보다 강해질 수 있다. 이미 사례도 있다. 미국 `타이레놀 사건`은 대규모 리콜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1982년 미국에서 누군가 타이레놀에 청산가리를 주입했고, 이를 복용한 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타이레놀을 만든 존슨앤드존슨은 즉시타이레놀 캡슐이 든 병 3100만개를 모두 수거, 고객에 무료로 제품을 교환해줬다. 리콜 사례가 거의 없던 당시로서는 이례적 조치였다.
시장에서는 타이레놀 브랜드가 재기 불능이라고 여겼지만 존슨앤드존슨은 품질과 포장을 강화한 타이레놀을 2개월 만에 판매 재개, 37%에서 7%까지 떨어졌던 시장점유율을 1년 만에 다시 30%로 회복, 타이레놀은 다시 효자 상품으로 돌아왔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이 이런 존슨앤드존슨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존슨앤드존슨은 문제를 브랜드 전체가 아닌 단일 제품으로 억제하는 한편, 집중 광고와 가격 인하 등으로 소비자 신뢰를 다시 얻었다. FT에 따르면 타이레놀 리콜 당시 직접 비용은 1억달러로 당시 전체 매출의 2% 정도였다. 같은 비율을 적용하면 삼성은 35억달러(약 4조원)가 예상된다고 FT는 내다봤다.
일본 자동차 기업 토요타도 리콜을 잘 극복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토요타는 2009년 미국에서 차량 급발진 사태로 960만대를 리콜, 창사 이래 최대인 4600억엔(약 5조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리콜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는 등 시장점유율 하락을 잠시 겪었지만 신속히 대처한 끝에 리콜 파문을 가라 앉혔다.
리콜로 회사 이미지를 개선한 사례도 있다. LG전자가 대표적이다. LG는 2008년 7세 어린이가 드럼세탁기 안에서 놀다 질식,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즉각적인 리콜과 세탁기 문이 닫히지 않도록 하는 어린이 보호 안전캡을 무상으로 공급하고 예방 및 안전교육에 공을 들여 소비자 신뢰를 다시 회복했다. 이외에 애플, 소니, 노키아 등도 스마트폰과 노트북 배터리 폭발 사고로 리콜을 단행했는데 이들 역시 신속한 후속 조치로 파문이 커지는 걸 막았다.
삼성전자 대처방안 중 하나로 커뮤니케이션 전문 회사 컴코어컨설팅그룹 앤드루 길먼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중요성을 강조하며 “삼성전자가 홈페이지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로 소비자를 신경 쓰고 걱정한다는 사실을 지속해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