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의 하나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의 차이 때문이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시즌에는 반값 할인이 대부분이다. 품목에 따라 80~90%에 이르는 엄청난 세일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의류나 생필품은 물론 고가인 TV와 휴대폰까지 할인 대상이다. 워낙 큰 폭의 할인이 실시되다 보니 세금과 배송비를 부담하면서까지 직접구매(직구)에 나서는 국내 소비자가 엄청나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정부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본떠 만든 행사다. 지난해까지 따로 열린 내국인 대상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와 외국인 대상 코리아 그랜드세일을 합쳤다. 이번 행사에 국내 소비자가 크게 반응하지 않은 것은 할인 대상과 폭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때는 거의 전 품목이 할인 대상인 반면에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는 업체가 선정한 일부 품목만 할인된다. 할인 폭도 미국에 비하면 낮다. 가전제품의 경우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 삼성전자 청소기 할인율이 53%에 이르는 등 일부 품목은 높은 할인이 적용됐지만 대부분 제품은 20% 안팎에 그쳤다.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한국과 미국의 유통 구조가 근본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는 유통업체가 제조사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입점 수수료나 판매 수수료 등을 받고 판매하는 구조다. 이와 달리 미국 등에서는 유통 업체가 제조사 제품을 직접 구매해 판매한다.
즉 미국에선 연말이 다가오면 유통업체는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할인을 한다. 할인 품목과 할인 폭이 커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재고 부담이 없는 유통업체가 할인 폭을 높일 이유가 없다. 제조사는 이미 수수료 부담이 있기 때문에 할인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 혜택을 늘리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직매입 형태로 유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국내 유통 구조가 개선돼야 직구 등을 통해 해외로 이탈하는 소비자를 붙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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