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는 미래기술 열풍···올해 상용화 원년

통신3사가 미래기술 개발과 신사업 발굴에 사활을 걸었다. 사상 첫 동반 매출감소 등 기존 서비스가 성장 한계에 봉착하며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해졌다. 지난해까지 시범적 기술개발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가 시작됐다.

통신3사는 사물인터넷(IoT)과 5세대(5G) 이동통신 같은 공통적 미래기술 외에도 각사만의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과 양자암호통신, 가상·증강(VR·AR) 현실에, KT는 스마트팜과 에너지, 헬스케어, 보안 등에 초점을 맞췄다. LG유플러스는 AI와 커넥티드카 투자를 늘리면서 LTE 기술 수출 등 해외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말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NUGU)`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말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NUGU)`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미래기술원을 주축으로 AI, VR·AR 기술을 개발한다. AI 발전 가능성에 주목, 2012년부터 음성인식과 자연어 처리 기술개발에 투자했다. 지난 8월 말 선보인 음성인식 AI 서비스 `누구`는 구매신청자 1만명에 육박하며 반향을 일으켰다. SK텔레콤은 영상인식 분야에 AI를 접목한 영안보안 기술 개발도 힘쓰고 있다.

4년 전부터 투자해온 AR 서비스는 지난해 구글 콘퍼런스에서 `T-AR 포 탱고`로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는 지난 2월 국가시험망을 구축, 테스트베드를 개소하는 등 한발 앞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T 미래기술 개발은 미래융합사업추진실이 담당한다. KT는 올 초부터 `퓨처포럼`을 개최하며 신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했다. 스마트팜, 보안 솔루션 위즈스틱, 홀로그램 서비스 K-라이브, 스마트 에너지를 상용화했다. 2014년 황창규 회장의 미래융합사업 전략 발표 이후 구체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송재호 KT 미래사업개발단장은 “피트니스에 특화된 웨어러블 `네오핏`과 휴대성을 강화한 위즈스틱 2.0을 순차 출시한다”며 “지속적으로 다양한 산업군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스마트팜 설비 구축 비용을 최대 40%까지 줄여주고 온실시설 제어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KT GiGA 스마트팜` 서비스를 출시했다.
KT는 스마트팜 설비 구축 비용을 최대 40%까지 줄여주고 온실시설 제어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KT GiGA 스마트팜` 서비스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AI 사업을 목표로 미국과 이스라엘 벤처 두 곳에 지분 투자를 확정했다. 쌍용자동차, 인도 테크 마힌드라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사업도 공동 추진한다. 커넥티드카는 양방향 인터넷이나 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한 미래 차량이다. 3년 내 서비스 출시가 목표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간담회에서 개발도상국에 롱텀에벌루션(LTE) 기술 수출 계획을 밝혔다. 중국과 일본 전담팀을 신설했을 정도로 해외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통신사가 미래기술 개발과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는 것은 통신 서비스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은 포화됐고 산업간 경계는 허물어졌다. 지난해 통신3사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3사 매출이 동반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은 분기별 1% 이상 성장이 어렵다.

통신사 관계자는 “발 빠른 통신사는 미래 기술에 투자한 지 3~4년이 지나면서 하나둘 결실을 보고 있다”며 “사업성이 최대 관건인데 해당 사업이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기에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비디오포털에 360도 VR 콘텐츠로 고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비디오포털에 360도 VR 콘텐츠로 고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통신 3사 미래기술·신사업 개발 현황>


통신 3사 미래기술·신사업 개발 현황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