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외롭고 쓸쓸한 밤. 감성 충만한 노래가 듣고 싶어질 때 가수 민채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민채는 지난 2013년 발매한 싱글 ‘트루 러브(True Love)’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음악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3년 간 일관성 있는 범주 안에서 다양한 색깔의 노래들로 마니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새 미니앨범 ‘컴 플라이 어웨이(Come Fly Away)’를 발매하며, 가을과 어울리는 신곡들을 팬들에게 새로 들려주기도 했다.
“1집 앨범이 재즈를 기반으로 만든 팝 음반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굳이 재즈로 해석하지 않은 장르적으로 좀 더 폭 넓어진 앨범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 곡 빼고 모든 곡들에 스트링이 들어갔을 만큼 더 풍성해지고, 화려해진 사운드를 느낄 수 있죠.”
앨범 이름 ‘컴 플라이 어웨이’는 4번 트랙에 수록된 ‘그대와 함께’의 한 소절이다. 어떤 두려움과 어려움이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꿈을 펼쳐나가고 이기자는 뜻과 함께 꿈과 사랑을 찾아 훨훨 날아오르기 바라는 마음으로 ‘컴 플라이 어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타이틀곡 ‘가을하늘 아래 우리는’은 조용하고 잔잔한 선율 위 민채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돋보이는 곡이다.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할 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왓 캔 아이 두(What Can I do)’가 반복되는 이 노래의 가사는 민채가 직접 작사했다.
“가을에는 여름보다 아무래도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감성적으로도 고민이 깊어지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한 자아성찰의 느낌을 담은 곡이에요. 가사를 쓸 때, 제가 당시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곡에 담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삶을 살다보면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대부분 외부적 요인을 찾으려고 하지만 끊임없는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서 얻은 해답은 모든 문제는 내 안에 있다는 거예요. 계속 반복되는 가사 역시 모두 자신에게 스스로 묻는 질문이죠.”
이번 앨범에는 ‘가을하늘 아래 우리는’을 포함해 총 다섯 트랙이 수록됐다. 다섯 곡 모두 테크닉보다 감정 위주로 담담하게 표현한 민채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특히 3번 트랙에 수록된 ‘섬집아기’는 동요 ‘섬집아기’를 더욱 애절함이 더해진 민채 버전으로 재탄생시킨 곡이다.
“예전에 ‘별이 빛나는 밤에’ 생방송에 출연했을 때 ‘섬집아기’를 한 번 불렀던 적 있어요. 그때의 기억이 좋아서 이번 앨범을 구상할 때 스트링 편곡을 해서 ‘섬집아기’를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죠.”
공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민채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최근 열렸던 단독 콘서트 ‘그대와 함께’를 꼽았다. 오로지 본인을 보고, 본인의 음악을 듣기 위해 온 관객들 앞에서 노래했던 일은 민채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재작년에 단독 콘서트를 처음 해보고 2년 만에 처음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어요. 일반 공연은 불특정 다수가 오는 경우가 많은데 단독 콘서트는 정말 저를 좋아해서 오는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더욱 긴장했는데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바라봐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어요. 마산에서 오신 분도 있고, 강원도에서 오신 분도 계셨어요. 제 앨범 CD들을 전부 갖고 와서 사인해달라는 분도 있었죠. 아직도 그때의 감동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중이에요.”
과거 공연에서는 별다른 멘트 없이 노래만 불렀다면 이번 콘서트를 통해서는 관객들과의 소통에도 신경을 썼다.
“다른 가수 분들은 관객들과 소통을 정말 잘하던데 저는 공연할 때 멘트를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동안에는 ‘나는 노래하는 사람이니까 노래로만 다가가면 되지’ 이렇게 생각이었다면 이번 콘서트에서는 조금 더 대화를 많이 하고, 질문을 받는 시간도 가졌어요. 관객 분들이 훨씬 좋아하더라고요. 제가 한 발 먼저 다가가니까 관객들도 제게 한 발 더 다가온다는 걸 이번 콘서트를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디 뮤지션 동료 가운데 가장 관심 있는 아티스트로는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인공위성’ 등의 곡들로 유명한 안녕하신가영을 꼽았다.
“가사도 잘 쓰고, 음악도 잘 만드는 친구인 것 같아요. 솔직한 감성도 좋고, 성격도 좋죠.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의 공연도 보러 갈 만큼 함께 응원해주는 사이에요.”
자신의 음악을 편안함과 따뜻함이라고 정의 내린 민채는 주로 선보였던 재즈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지금까지 제가 멋있게 보이기 위해 음악을 했었다면 이 시점에서는 한 번 더 벽을 뚫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장르적으로도 재즈 안에만 갇히지 않고, 더 폭넓은 음악을 시도하고 싶어요. 그건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순전히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인 거죠. 제 색깔을 지키는 한에서 판타지적이고 웅장한 음악이나 일렉트로닉 음악도 해보고 싶어요.”
가수 조니 미첼(Joni Mitchell)의 음악성을 본받고 싶다고 밝힌 민채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것 같아요. 그걸 실현해내는 게 뮤지션이라 생각하고요. 의외로 제 노래를 듣는 분들이 40~50대 남성이 많더라고요. 나중에 온 가족이 손잡고 올 수 있는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또,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고, 누구처럼 될 수도 없겠지만 저만의 색깔을 지켜나가면서 발전하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