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근혜정부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정국 운영 책임론을 두고 야당이 맹공을 가했다. 법사위에서는 우병우 민정수석과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둘러싼 야당 측 공세가 빗발쳤다. 정무위에서는 취임 후 최저치인 26%로 떨어진 박근혜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을 놓고 `총체적 국정 실패`라고 지적했다.
17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국감에서 백혜련 의원(법사위·더불어민주당)은 “수사를 받는 사람이 수사 상황을 보고받는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우 수석이 사퇴하지 않는 한 `셀프수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주민 의원(법사위·더불어민주당)도 “우 수석이 수석자리에 있는 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 믿는 국민들은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수사에 영향을 주는 보고는 하지 않고 있다. 수사에 영향을 주는지 주지 않는지는 법무부의 양식을 믿어달라”고 답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회찬 의원(법사위·정의당)은 “사건 초기 민정수석이 피의자가 되는 순간 장관이 대통령께 민정수석에 대한 해임건의를 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성호 의원(법사위·더불어민주당)은 “우 수석이 최소한 법률가적 양심이 있다면 자진사퇴 했어야 한다”며 “자유민주 핵심질서인 법치주의 수호의 책임을 갖고 있는 법무부장관 역시 직을 걸고 민정수석 사퇴를 건의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했다. 이용주 의원(법사위·국민의당)은 “청와대와 관련이 있다고 해도 명확히 조사해야 한다”며 “법원에서 허가 조치가 나지 않았는데도 등기 신청서가 접수됐고 전에 이미 수수료가 납부돼 있었다. 법률가로서 이런 과정이 자연스러워 보이느냐”고 김 장관에게 캐물었다.
김 장관은 “수법인의 등기에 관한 것은 대법원이 관장하고 있어 법무부장관으로서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며 “현재 관련 사건이 고발돼서 수사 중이고 수사를 통해 의혹이 밝혀질 거라 생각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수사하도록 지휘·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의원은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회고록를 문제 삼아 검찰수사를 요구했다. 윤상직 의원(법사위·새누리당)은 회고록을 국감장에서 들어보이며 “고문 등 비인간적인 굴욕적인 처벌, 공개처형 등을 다루는 인권결의안에 우리가 기권을 했다. 그것도 북한과의 남북채널을 통해 북한의견을 물어보고 결정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우리가 북한 인권문제를 북한과 외교정책을 하면 주권국가로서의 주권포기”라며 관련 사안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도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이 쇄도했다. 최운열 의원(정무위·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국정지지율 26%는 총체적 국정 난맥상에 대한 국민들의 냉엄한 심판 결과”라며 “참담한 국정난맥상에 대해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총리를 비롯한 내각 총사퇴와 청와대 비서실장을 포함한 비서실의 전면적 개편도 요구했다.
심상정 의원(정무위·정의당)은 “세월호부터 시작해 산업 구조조정 그리고 최근 사드를 비롯한 외교안보 등 모든 분야 난맥상 핵심은 컨트롤타워 부재”라며 “총체적 인적 쇄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정부가 하고 있는 국정 운영 성과를 국민들께서 체감하는 것이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해명했다.
새누리당은 야당 공세에 `입법 발목잡기`로 대응했다. 김종석 의원은 “4대 구조개혁, 특히 노동개혁과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 일자리 창출과 민생에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어했는데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