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요즘 가장 신선한 예능 프로그램을 손에 꼽으라고 하면 단연 ‘다시 쓰는 육아 일기-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를 꼽을 수 있다.
지난 1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4일 방송한 ’미우새’는 전국 기준 11.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매주 시청률은 상승하고 있고 동시간대 방송하는 타 예능 방송은 물론 지상파 3사에서 방송하는 평일 예능들의 시청률이 대부분 5%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미우새’는 엄마가 화자가 돼 아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육아일기라는 장치를 통해 순간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이다. 넘쳐나는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서 30대 40대 아들의 육아 일기를 기록하고 또 그들의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방송은 이제까지 볼 수 없던 유형의 방송이었다.
매 회 방송마다 어머니들의 입담은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반면 제목처럼 박수홍, 토니안, 허지웅, 김건모 등의 모습은 제목 그대로 ‘미운우리새끼’였다. 하지만 지난 14일 방송분에서 허지웅이 의외의 모습을 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허지웅은 그동안 깔끔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호기심 또는 놀라움을 안겼다. 먼지 하나 없는 집은 물론이며, 완벽하게 각이 잡힌 인테리어와 소품들은 이미 정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었다. 소위 그의 행동을 ‘결벽증’이라고 표현하며 꽤 깐깐한 사람으로 보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듯 개인의 취향과 성향은 누구에게나 존중받아야할 아니 적어도 비난해야할 의무는 누구에게도 없다.
많은 시청자들이 허지웅의 깔끔한 모습에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허지웅의 지인들 덕분에 시청자의 시선 또한 또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듯하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변영주 감독과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저녁 식사를 가졌다. 평소 위생을 위해 가스레인지를 사용하지 않고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던 그였기에 가히 놀랄만한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서 새로운 재미 요소가 생겼다. 허지웅의 지인들은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생고기를 비롯해 음식을 잔뜩 사들고 허지웅의 집을 찾았다. 허지웅은 어쩔 수 없이 지인들을 받아주면서 저녁을 먹었고 안절부절 하면서도 지인들을 문전박대(?)하지 못했고 그 모습에서 시청자는 알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
이후 허지웅과 지인들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누구나 알지만 지극히 사적인 이혼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잠시 그의 전처 이야기가 나왔고, 그의 지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정말 좋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했다.
허지웅 역시 이를 부정하지 않고 상대방이 정말 좋은 사람이었음을 인정했다. 누군가는 상대방에게 조심스러울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혼은 ‘흠’이 아니다. 또 방송에 나오는 사람이고 ‘미우새’ 역시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민감한 이야기를 굳이 피해갈 이유도 없는 것이다. 으레 친구들과 모인다면 하는 이야기의 흐름의 전개였을 테니까 말이다.
특히 ‘미우새’는 방송 초반 지나치게 ‘결혼’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어머니의 시선에서 방송을 할 수밖에 없었고, 첫 회부터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어머니도 아들이 왜 지금의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하고 시청자에게 또 다른 감동을 준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절대 맞춰지지 않을 것 같던 아들과 엄마였다. 하지만 때로는 멀리서 봐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되고 더 선명하게 보일 때가 있는 법이다. ‘미우새’는 그동안 몰랐던 어머니와 아들의 속마음을 끄집어내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가족을 돌아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허지웅은 엔터온에 “‘미우새’는 어머니들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이다. 나는 (‘미우새’에서) 최대한 카메라가 없는 것처럼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려고 한다. 최근 새로운 어머니가 들어오시면서 저희 어머니 자리가 안쪽으로 옮겨졌는데 제작진에게 다시 본인을 제일 끝자리로 옮겨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유인 즉 제일 끝자리가 내가 나오는 영상이 잘 보이는 자리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나를 많이 볼 수 있는 자리가 세트장의 그 자리밖에 없는 거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는 내가 방송에 나오는 걸 보는 걸 좋아하신다. 마침 현실적으로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방송을 만났고, 어머니가 현실적인 나를 볼 수 있는데 콘셉트를 가지고 연기를 하거나 무언가를 과장하거나 덜 하고 싶지 않고 엄마한테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김현주 씨는 참 좋은 분이다.(웃음)”이라는 말을 전했다.
앞서 SNS 등을 통해 어머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허지웅이었다. 방송에서 볼 때 그의 이미지는 꽤 차가우면서도 시크하다. 하지만 모든 어머니가 자식들을 어여삐 여기는 것처럼 허지웅 또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어머니의 귀한 ‘우리 새끼’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