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장 대형주, 美 금리인상 내성주…배당주 투자도 전략이 필요

주식시장에선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 투자를 고민한다. 고배당 상장사는 배당이익 만으로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연말 주가 변동이 심한 장세를 넘기기에는 효과적 투자기법이다.

하지만 배당주 투자시기를 놓고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갈린다. 근래 들어 3분기에 미리 주식을 선점하는 사례도 늘었지만 주로 4분기를 선호한다.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미국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고 글로벌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등 대내외 여건이 안갯속이란 점이다.

2011 년 이후 주요 국내 배당지수의 월별 코스피 대비 상대수익률
2011 년 이후 주요 국내 배당지수의 월별 코스피 대비 상대수익률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과거 주요 배당지수 성과를 분석한 결과 4분기가 좋지 않게 나타났다. 특히 11월과 12월은 배당지수 성과가 가장 안좋았다. 이는 2011년 이후 반복된 실적 불확실성 영향이 컸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상장사 실적은 1·2분기 중립을 유지하다 3분기에는 부진하고 4분기에는 쇼크를 주는 구도가 반복됐다”면서 “3분기 실적발표가 갈무리되는 11월은 시장 투자심리가 약화되는 분기점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배당성장 대형주, 美 금리인상 내성주…배당주 투자도 전략이 필요

외국인 수급도 10월 이후 매도로 선회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고배당지수 구성종목 대다수가 대형주인데, 외국인 위주인 대형주가 매도세를 피하긴 어려운게 현실이다.

또 배당락일 시가 부담도 만만치 않게 나타났다. 2011년 이후 코스피 대비 평균 1.13%P 추가 하락했다. 배당주가 집중된 중·소형주 역시 12월에 부진하고 1월에 개선되는 특징을 보였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연말에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전략은 효과적이지 않다”면서 “현실적인 투자전략은 배당 성장주와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2010년 이후 코스피 월평균 외국인 순매수
2010년 이후 코스피 월평균 외국인 순매수

하 연구원은 연말에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대형주 중에서 배당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배당성장 대형주`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유망주로는 코스피 배당성장50지수 구성종목 중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이고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0% 이상 증가한 SK, 롯데케미칼, 엔씨소프트, LG, LG생활건강, 고려아연, KCC, 한온시스템, 삼성전자, 현대글로비스 등이 뽑혔다.

12월 초 배당 ETF에 투자하는 것도 추천했다. 하 연구원은 “배당지수는 12월 초에서 배당락 전날까지 시장보다 우수한 성과를 냈다”면서 “12월 초 주요 배당 ETF를 편입한 다음 배당락 이전에 매도하면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하나금융투자는 업황과 실적 회복, 미국 금리인상에 내성을 갖춘 고배당

국내 배당지수의 연도별 배당락률
국내 배당지수의 연도별 배당락률

주 투자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배당주에 투자할 때 단순 배당수익률 외에 시황변화까지 염두에 둔 배당주 간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면서 “업황과 실적 회복 장세의 주도주군 가운데 과거 미국 금리인상 리스크가 부각될 때 내성을 보인 고배당주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종목은 우리은행, 조선내화, 한국쉘석유, 율촌화학, 한미반도체, 대덕전자, 동양, POSCO, 기업은행, SK이노베이션 10종목이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