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OLED도 기술·인재 유출 방지에 최선 다해야

중화권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본격 나섰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손에 쥔 것처럼 `OLED 굴기`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BOE는 더 이상 LCD 신규 투자를 하지 않고 OLED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8월 일본 샤프를 인수한 대만 폭스콘은 2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중국 연안에 OLED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중국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 밖에도 디스플레이업체 대부분이 OLED 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중화권 디스플레이업체들이 OLED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LCD를 사양산업으로 봤기 때문이다. 더욱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잇따라 OLED를 도입해 기대를 키웠다.

현재 스마트폰에 OLED를 사용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일부다. 그렇지만 애플은 내년부터 프리미엄 아이폰에 OLED를 사용하기로 했다. 요즘 잘나가는 중국 스마트폰업체인 오포, 비보 등도 OLED폰을 내놓고 있다. OLED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OLED는 기존 LCD 디스플레이에 비해 얇고 선명한 색채 표현이 가능하다. 이제는 스마트폰, TV를 넘어 자동차용 모니터, 가상현실(VR)기기 등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의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에 따르면, OLED 출하량은 매년 1억대 이상 늘어나고 있다. OLED 시장이 본격 성장기를 맞았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중화권 기업들의 OLED 본격 투자는 세계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우리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폭넓은 협력, 인재 영입과 함께 천문학적 투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중소형 패널의 95%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과 TV용 대형 패널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LG와의 격차는 매우 큰 편이다. 현실적으로 격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기술과 인재가 유출됐을 땐 상황이 달라진다.

메모리 반도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은 파격적인 연봉과 돈으로 국내 기술과 인력을 빼내서 기술 격차를 줄였다. OLED도 마찬가지다. 기술과 인재 유출을 막지 못하면 중국과의 격차는 크게 줄어들 게 불보듯 뻔한 일이다.

OLED 기술과 인재 유출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의 끊임없는 혁신이 만들어낸 OLED `세계 1위`를 유지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