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이재용 `뉴 삼성` 색깔 내기…노트7 사태까지 대변화

주요 그룹의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재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각 그룹이 모두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만큼 인사 태풍과 조직 대개편이 예상된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성장 정체에 직면한 만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응 전략이 인사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이 책임 경영을 선언하며 등기임원으로 올라선 뒤 단행하는 첫 인사인 삼성그룹은 물론 국내외에서 위기에 처한 현대차그룹, 최태원 회장이 `워룸` 설치를 주문한 SK그룹, 임원 정예화를 강조한 LG그룹, 검찰발 태풍을 맞고 있는 롯데그룹까지 연말 인사에는 대혁신이 예고됐다.

[이슈분석]이재용 `뉴 삼성` 색깔 내기…노트7 사태까지 대변화

삼성그룹은 예년처럼 12월 초에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변화폭이다.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실세로서 그룹을 이끄는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올라선 뒤 단행하는 첫 인사이기 때문이다. 재계는 올해 삼성그룹 인사에서 대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그룹 인사 시기와 관련해 일각에서 조기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인사 쇄신으로 타개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또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이 부회장이 자신의 색깔을 내보이기 위해 인사를 조기에 실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일각의 예상과 달리 삼성그룹 인사는 예년과 큰 변화 없이 12월 초에 실시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은 인사를 통해 조직을 흔드는 것보다 사태 수습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책임지고 사태를 수습한 뒤 종합 평가를 거쳐 인사를 하는 것이 삼성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올해 삼성그룹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시기보다 변화폭이다. 삼성 내외부 모두 대변화를 예상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이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에 따른 변화와 갤럭시노트7 사태에 대한 문책이다. 그룹 지배 구조 재편 과정도 있어 변화 요인이 많다.

[이슈분석]이재용 `뉴 삼성` 색깔 내기…노트7 사태까지 대변화

이 부회장이 삼성 경영의 전면에 나선 이후 인사는 두 차례 있었다. 그동안은 변화폭이 크지 않았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사장 승진이 각각 3명, 6명에 그쳤다. 전체 임원 승진 규모도 2014년 475명, 2015년 353명이었다. 이는 이전 2년 동안인 2012년 501명, 2013년 485명과 비교하면 줄었다.

지난 2년 동안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 부회장이 등기임원이 된다는 것은 이전보다 더 경영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다. 책임을 지는 만큼 이 부회장의 선택 범위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재계는 올해 삼성 인사에서 이 부회장 의지가 대폭 반영되면서 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와 내년 2년에 걸쳐 사장단 인사 쇄신 등 변화가 일 가능성이 짙다.

삼성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올해 인사는 패러다임이 변하는 기간이어서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승진이 많다는 의미가 아니라 곳곳에서 이동과 재배치 등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갤럭시노트7 사태 관련 문책성 인사도 불가피하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현재까지 드러난 손실만 7조원에 이른다. 손실 규모는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강조하는 인사 원칙인 `신상필벌`에 따라 이번 사태의 책임은 크게 물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등 이번 사태와 연관된 계열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인사 문제는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알기 어렵다”면서도 “갤럭시노트7 사태 관련 인사는 상당 부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대 관심사는 IM 사업부 대표 신종균 사장과 지난해 무선사업부장을 맡은 고동진 사장의 거취다. 전망은 엇갈린다. 신 사장은 물러나고 고 사장에게는 갤럭시S8 등으로 만회할 기회를 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른 쪽에서는 `경험`을 준용하기 위해 신 사장에게 기회가 더 있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그룹 미래전략실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삼성 내외부에서는 미래전략실 축소 가능성 얘기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장 경영을 강조하는 이 부회장의 기조도 미래전략실 축소 쪽에 무게를 둔다. 하지만 아직 그룹 지배 구조 재편이 진행형인 만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미래전략실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 5대 그룹 연말 인사 관전 포인트

자료:업계 종합

[이슈분석]이재용 `뉴 삼성` 색깔 내기…노트7 사태까지 대변화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