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등장한 지 9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분기 판매 역시 세 분기 연속 판매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25일 4분기(7~9월) 실적과 아이폰 판매량을 발표한다. FT는 아이폰 4분기 판매량은 4500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 분기 연속 아이폰 판매량 감소 기록이다.
이에따라 애플 2016 회계연도(2015년 10월~2016년 9월)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도에 비해 8% 감소한 총 2억110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연간기준으로 아이폰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신제품 아이폰7 판매호조로 2017 회계연도 1분기 판매량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 회계연도 아이폰 판매량이 아이폰6 효과로 전년도에 비해 37% 늘어나 2억3100만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2016년 실적은 매우 실망스런 수치라고 FT는 전했다. 아이폰6S가 소비자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부진한 판매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7년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이폰7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FT는 “아이폰 판매가 저점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삼성 갤럭시노트7의 생산중단으로 아이폰7이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궈밍치 KGI증권 애널리스트는 갤노트7의 판매량 시장전망치 1200만대 중 약 500만~700만대가 아이폰7으로 교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은 아이폰7 예약분이 아이폰6의 4배로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대만 부품 제조업체에 아이폰 부품 주문량을 30%가량 늘렸다는 보도도 있었다. 애플은 새 아이폰이 출시된 첫 주말 판매대수를 공표해왔지만 아이폰7은 공급 부족을 이유로 이례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셰리 스크리브너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의 2016 회계연도 4분기 판매량은 4600만대 수준이 되겠지만 2017 회계연도 1분기 판매량은 7500만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티 허버티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도 2017 1분기 아이폰 예상 판매량을 당초 7200만대에서 7300만대로 늘려잡았다. 2016년 4분기 판매량도 100만대 늘어난 4400만대로 예상했다.
컬바인더 가르챠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도 갤노트7 생산중단이 아이폰에 호재가 되고 있다며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을 4800만대, 내년 1분기 판매량을 7800만대 정도로 전망했다.
셰리 스크리브너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다만 아이폰7 출시 덕분에 지난 3개월간 애플 주가가 거의 20% 상승한 만큼 향후 주가는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소비자가 대거 업그레이드에 나섬으로써 내년에 슈퍼사이클이 예상된다는 점이 애플 주가를 끌어올린 진정한 촉매”라면서 “애플 주가는 아이폰6 시대에 기록했던 상승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