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알뜰폰 가입자 7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윤석구 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윤석구 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형성된 경제질서를 지칭하는 단어가 `뉴노멀(New Normal)`이다. 경제위기 이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한 올드노멀과 대비한 개념으로, 세계경제는 저성장, 저금리, 고실업률, 규제강화 등을 대표로 하는 뉴노멀 시대로 진입했다.

뉴노멀 시대를 맞아 통신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 고가 프리미엄 요금이나 고가 단말을 통해 많은 통신비를 지불하던 비정상적 시대는 지나갔다. 중저가 단말, 저렴한 비용 등을 통한 통신비 절감에 일조하고 있는 알뜰폰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할 수 있다. 뉴노멀 시대를 맞아 알뜰폰이 선봉에서 통신시장을 선도해 나가야 할 타이밍이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목적으로 알뜰폰을 도입한 이후 5년간 약 2조원의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했고, 휴대전화 이용자 열 명 중 한 명은 알뜰폰을 사용할 정도로 단기간에 고도 성장을 이뤘다.

우체국을 통해 알뜰폰 사업자의 부족한 판로를 해소했고, 소비자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도매대가 인하 및 전파사용료 감면 등 정부의 지속적 알뜰폰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세계 주요국가 대비 최단기간 내 10%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게 됐다. 이제 곧 700만 가입자 유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 대한 화답으로 사업자는 9월 개최한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사업자 결의대회`를 통해 시장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활성화 방안에는 신규요금제 출시, 투자확대, 고객만족도 향상 및 이용자보호 등 사업자 자구책이 담겨져 있고, 이를 이행해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일례로 그간 알뜰폰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 음성통화 위주 저가요금제, 롱텀에벌루션(LTE) 데이터 부문에서 차별화한 상품이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 새로운 변화를 꾀하는 요금제가 잇따라 출시했다.

이통 3사에서 20% 요금 할인받은 요금보다 최대 25%로 저렴한 데이터중심요금제를 출시했고, 데이터 7GB를 제공하는 요금제 역시 이통 3사 대비 36%나 저렴하게 내놨다. 이러한 요금제가 나올 수 있기까지 알뜰폰 사업자의 힘겨운 노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정부의 도매대가 개선 의지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알뜰폰 사업자의 성장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알뜰폰이 이동통신시장 과점 구조를 깨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가계통신비가 줄었고, 이로 인한 국민 가처분소득을 높일 수가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알뜰폰이 소비자에 의한 소비자를 위한, 안주하지 않는 자세로 계속 전진해 나가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이제 알뜰폰도 이용자 사용패턴에 따라 이통 3사 못지않은 다양한 요금제를 선보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요금제와 부가서비스, 우체국과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온라인 판매채널 개척 등 특화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최근에는 이통 3사 대비 알뜰폰의 약점으로 지적되어왔던 부가서비스 부재를 떨쳐버릴 수 있는 `알뜰폰 케어`라는 서비스명으로 건강, 여가, 생활정보 제공 및 단말기 수리비용 보상을 중심으로 하는 부가서비스의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더 나아가 이통 3사에 버금가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 이용자 선택 폭을 넓히며 편익제고 등 다양한 혜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니치시장 발굴에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군장병 스마트폰 대여서비스와 같이 사업자별로 택배·대리운전·콜택시 기사를 위한 전용요금제 출시, 해외유학생·외국인 관광객 대상 다양한 상품 개발 등 이용자 사용패턴에 따른 다채로운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위치정보 활용을 통한 `택배물류차량 위치조회` `지자체 가로등의 점·소등`과 같은 사물인터넷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알뜰폰 지속 성장을 위한 가장 큰 당면과제인 이용자 보호 역시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알뜰폰 사용자에 따른 사후 고객관리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알뜰폰이 한때 역풍을 맞은 바 있다. 알뜰폰 사업자는 고객센터 인력확충 및 부족한 인력을 대신할 모바일 고객센터 앱을 운영한다든지, 명의도용 등 사고방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국인 선불회선 수를 제한하거나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제도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예정이다. 또 현재 시행 중인 `부가세를 포함한 요금 표기방식` 및 `무선서비스 계약표준안내서` 제도 운영에도 만전을 기해 고객 민원도 감소시켜 나갈 것이다.

알뜰폰은 통신시장의 실질적 경쟁주체로서 가계통신비 인하에 앞장설 것이다. 이통사와 알뜰폰 품질이 다를 것이라는 이용자의 막연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이통사와 동일한 품질, 동일한 서비스를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통신요금 인하 촉진자로서 향후 알뜰폰 대중화 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다.

윤석구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sgy77@gh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