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코리아 우리가 주역]`CNT 10년 고수` 제이오, 세계 유일 TW-CNT로 승부수

국가 차원에서 나노융합 산업을 육성한 지도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다. 나노기술은 초창기 상업화 성과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10년이 지나면서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이 주최하는 `나노 코리아`는 우리나라가 나노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세계 3대 나노융합 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신기술 전시회에서 이젠 전문 산업전시회로 도약했다.

행사를 주도하는 국내 산업계의 기술 수준, 상용화 성과가 그만큼 높아졌다. 대한민국 나노 기술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자신문과 나노조합은 그동안 나노 코리아를 통해 소개된 뒤 나노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한다. `나노 강국`을 이끄는 이들 기업의 기술력과 성과를 조망하면서 `나노 한국`의 새로운 청사진도 모색해본다.

제이오(대표 강득주)는 10년 넘게 탄소나노튜브(CNT)를 생산해 온 우리나라 대표 나노 기업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연산 100톤 생산 역량을 자랑한다. 인천 남동, 안산 단원 등지에 생산 기지를 뒀다. CNT 물성과 생산 품질도 업계에서 인정받는다. 순도가 99%에 이른다.

태생은 엔지니어링 회사다. 전자소재, 석유화학 등 플랜트의 기초 설계를 맡는다. 공정 설계와 생산 기술이 회사 핵심 역량이다. 이 역량이 CNT 사업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단일 공장에서 다품종 맞춤 생산이 가능하다. CNT는 튜브의 직경, 길이 등에 따라 물성이 천차만별인데 일반적으로 한 공장은 한 종류의 CNT만 생산한다.

강득주 제이오 대표
강득주 제이오 대표

강득주 제이오 대표는 “제이오 CNT 공장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공장”이라면서 “비용 효율적인 것은 물론 이차전지용, 플라스틱 컴파운딩용 등 고객이 원하는 용도에 따라 수십 종의 CNT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CNT 사업 성장을 이끌 비장의 무기는 `TW(Thin-Wall) CNT`다. 세계 유일 양산 역량을 갖췄다. CNT는 보통 벽 수에 따라 다중벽(Multi-Wall·MW)과 단일벽(Single-Wall·SW)으로 나뉜다. MW CNT는 8개 이상, SW CNT는 1~2개 벽을 갖는다. SW CNT가 전도성과 강도에서 월등하지만 1톤당 가격이 1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고가다.

제이오 TW(Thin-Wall) CNT
제이오 TW(Thin-Wall) CNT

TW CNT는 둘의 중간 성질을 갖췄다. 벽 수가 3~6개, 튜브 직경은 4~8나노미터(㎚)다. SW CNT에 근접한 물성을 내지만 MW CNT 수준의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다. 튜브 길이가 100~200마이크로미터(㎛)로 전기 특성이 뛰어나다. 종횡비 1대 20000의 우수한 기계적 강도도 갖췄다.

제이오는 앞으로 TW CNT를 회사 주력 상품으로 키울 방침이다. 이차전지, 복합 플라스틱, 센서 소재로 응용이 기대된다. MW CNT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 판도 자체를 바꾼다는 목표다. MW CNT에서 SW CNT로 급격한 전환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분간 기술 격차를 메울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나노 코리아 우리가 주역]`CNT 10년 고수` 제이오, 세계 유일 TW-CNT로 승부수

강득주 대표는 “반도체, 스마트폰이 세대를 거듭하며 진화했듯이 CNT도 마찬가지”라면서 “TW CNT는 2세대 정도에 해당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TW CNT가 향후 성장을 이끌겠지만 기술은 또 진화한다”면서 “TW CNT로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차세대 제품 개발로 격차를 계속 벌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오 TW CNT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독성 테스트를 마친 몇 안 되는 국산 소재다. 나노 물질 안전성을 검증하는 국책 과제 일환으로 약 3년간 평가받았다. 피부, 구강, 호흡 등 다양한 환경에서 EPA 기준을 충족했다. 내년 중 정식 인증이 발급될 예정이다.

강 대표는 “CNT가 대량 생산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2010년을 전후로 독성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면서 “EPA 인증을 획득하면 일본, 미국 등 해외 수출에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