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마지막 두 달 2조원 이상 통신 투자가 집중된다.
`보릿고개`를 힘겹게 극복한 통신장비 업계에선 통신사 투자여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동통신 3사 3분기 누적 설비투자 규모는 2조8514억원이다. 3사 연간 목표 46.7%다.
상반기 통신사 투자는 위축 그 자체였다. 투자집행률이 23.6%에 그쳤다. 지난해 32%와 10% 포인트 가량 차이났다. 불확실성이 투자를 막았다. 인수합병이 시간을 끌었고, 주파수 경매도 했다.
하지만 불확실성 해소가 투자 물꼬를 텄다. 주파수 투자의무도 통신사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상반기 집행률 14.8%에 불과하던 SK텔레콤이 3분기에만 5000억원가량을 퍼부으며 단숨에 40%를 넘었다. KT 집행률은 50%에 근접했다.
4분기 투자액은 2조2400억원가량이다. KT와 SK텔레콤이 1조원 이상, LG유플러스도 700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연간 투자 목표액 절반이 석달에 몰린다.
예상과 달리 통신장비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4분기 이통사 투자가 집중되는 건 사실이지만, 연간 투자규모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다. 상반기 장비 상장사 8곳 중 7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 낸 한 곳도 이익이 줄었다. 매출이 준 곳도 많았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통신사 전체 투자규모가 줄었다”면서 “하반기 투자가 늘더라도 상반기 적자를 메우기에 급급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통신사가 투자 목표를 이행하는 지가 관건이다. 당초 이통3사는 올해 6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5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통신3사 설비투자 집행률은 90% 내외였다. 올해도 비슷하다면 수천억원이 줄어들 수 있다.
장비업계가 웃지 못하는 이유다. 벌써 내년 걱정이다. 사물인터넷과 해외 투자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4세대(4G)와 5G 이동통신 사이 `투자 절벽`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전망이 많아 이마저도 쉽지 않다.
장비 업체 임원은 “내년은 올해보다 더 힘들 것 같다”면서 “신용도 높은 통신사와 해외 공동 진출에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통신사 투자여력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신산업을 전기나 수도처럼 `원가+적정이익`이라는 단순 논리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세계 최고 통신 인프라와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투자 환경을 마련해주자는 것이다.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 중심으로 통신 기본료 폐지 등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투자는 ICT 생태계 젖줄”이라면서 “통신비를 내리라고만 할 게 아니라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신3사 분기별 설비투자
3사 IR자료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